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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을 뒤덮는 ‘금강하굿둑 쓰레기’

금강사업단서 집중호우 때 수위 조절 위해 수문 개방…매년 반복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9-08-30 10:59:21 2019.08.30 10:59:21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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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선 등 활용해 1차적으로 수거해 배출되는 양 줄여야” 지적

 

  지난달 태풍 3개가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나갔다. 제8호 태풍 ‘프란시스’와 제9호 태풍 ‘레끼마’, 제10호 태풍 ‘크로사’가 차례로 지나갔다. 이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비를 뿌려주고 폭염의 기세를 누그러뜨렸다며 ‘효자 태풍’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문제는 추석을 전후해 태풍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8월 태풍보다 초가을 9월에 들이닥치는 태풍이 빈도는 낮아도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군산지역에서는 9월, 혹시 모를 태풍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오는 다량의 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2차 피해가 걱정돼서다.

 “금강하굿둑에서 5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태풍 또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금강하굿둑에서 방류되는 물과 함께 쓰레기가 몰려와 미관은 물론 사업장을 운영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군산 내항에서 만난 한 업체대표는 올 여름, 장마와 태풍이 끝나지 않아서 지난해처럼 쓰레기가 사업장을 덮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 사업장은 지난해 집중호우 때 금강하굿둑에서 방류된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았지만 제때 치워지지도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쓰레기 몸살의 원인은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이하 금강사업단)이 집중호우 때 금강하굿둑 수문을 개방하면서 금강호에 섞여 있던 각종 쓰레기가 함께 방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산시와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매년 6월부터 9월 사이 집중호우가 내리는 시기에 금강사업단이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금강하굿둑 수문을 개방, 금강수계의 물에 포함된 각종 쓰레기와 갈대 등이 함께 떠내려 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각종 쓰레기는 금강하굿둑을 떠나 군산내항, 외항, 심지어는 새만금과 고군산군도를 지나 서해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군산내항과 외항, 새만금, 고군산군도의 어민과 주민들은 매년 반복되는 쓰레기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금강하굿둑의 쓰레기 배출의 피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바다와 어류 등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다.

 실제로 지난달 농심에서 군산에서 생산되는 꽃새우 수매거부의 원인으로 바다오염을 지적한바 있다. 다행이 어민과 수협, 군산시, 정치권 등에서 강하게 반발해 재구매를 약속받았지만, 언제든 이 같은 원인으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바다오염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이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금강하굿둑에서 내항 동부선창, 개야도, 연도, 어청도 등의 쓰레기 처리를 위한 정화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집중호우 때 방류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2억원의 예산을 들여 225톤을, 지난해에는 3억원으로 300톤가량을 처리했지만 여전히 내항 인근의 쓰레기 처리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군산해수청에서는 본격적으로 서해바다가 시작되는 내항 동부선창에서 비응도 인근 군산 앞바다까지 연간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수거량보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양이 더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쓰레기가 배출되는 금강하굿둑에서 수문을 개방하기 전에 청소선 등을 활용해 1차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양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가진다. 하지만 금강사업단에는 쓰레기 수거를 위한 청소선 등이 없는 상태여서 수문 개방과 동시에 금강에 흘러들어온 쓰레기가 곧바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와 군산해수청의 관계자는 “바다로 유입된 쓰레기에 대한 처리를 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방류 쓰레기 문제는 수문관리자인 금강사업단이 맡아야한다”며 ‘수면관리자가 쓰레기 방류 전 수거 처리하는 게 수문관리자의 역할’이라고 명시된 ‘물환경보전법 31조 호소안에 쓰레기수거처리 1항 및 2항’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금강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자체적으로 방류 전에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전북 등 지자체가 금강유역환경청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연간 2억원씩 모두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금강수계에 대한 정화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자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최근 서해바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서해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 등을 생각한다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행정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중신 군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이 문제(금강하굿둑에서 방류된 쓰레기)는 비단 군산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서해 전체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서둘러 이뤄질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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