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로 인해 벼가 쓰러지는 호퍼번 현상(좌)과 방제로 인해 죽은 벼멸구 사충.
전북 일부 지역과 전남, 경남지역에 창궐하고 있는 벼멸구가 군산 지역에서는 그나마 제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육기 벼 생장에 치명적인 해충, 벼멸구는 6월 중하순부터 7월 중하순 사이 중국에서 기류를 타고 국내로 날아와 벼 줄기 아랫부분에 붙어 흡착, 벼를 말라 죽게 한다.
일교차가 커지면 개체 수가 줄기 마련인데, 올해는 9월 중순까지 폭염에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폭증하는 바람에 피해가 확산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까지 지속된 고온의 영향으로 벼멸구 발생 면적은 2만6,000㏊로 집계됐다.
벼멸구 피해는 전남, 전북과 경남 등에서 집중 발생했다.
지난 19일 현재 도내 피해면적은 2,707ha로 임실과 진안, 정읍 등에서 집중적으로 벼멸구 피해가 발생됐다.
이 같은 벼멸구 피해는 지난 19일 집중호우에 따라 기온이 낮아져 확산세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피해면적은 조금이라도 늘어날 전망이다.
도내 가운데 벼 재배가 많은 편인 군산시의 벼멸구 피해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군산 지역 벼멸구 피해면적은 12.8ha로 전체 직불금 대상면적 1만9,955ha에 0.1%에 불과하지만 타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2모작으로 피해면적은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군산에서 처음 벼멸구가 발견된 것은 지난 11일 산북동 농가였고 이후 성산면 지역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에서 처음 벼멸구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5년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가장 최근은 2013년으로 전북 전체 4,500ha 피해, 군산은 107.1ha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올해는 11년 만에 일부 피해가 발생한 것.
특히 군산 지역이 타 시군보다 벼멸구 피해가 적은 것은 지난 7월부터 극심한 확산을 보였던 이화명나방 피해를 대비해 관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공동방제와 추가 방제로 벼멸구 확산저지에 한몫을 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시는 최근 겉마른 현상에 따라 수확 시기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해 출하 15일 전까지 벼멸구 발생지역에 대한 긴급방제를 실시하도록 유도하고 신속한 약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또 조생종 포장의 경우 피해가 적더라도 조기 수확해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벼멸구는 중국에서 남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비래해충인 만큼 어느 지역에 집중되느냐에 따라 피해 여부가 달려있다”며 “군산 지역은 지난 공동방제 등으로 타 지역에 비해 피해면적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약제 지원을 통해 신속한 방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벼멸구 발생으로 피해를 입은 벼에 대해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