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헤어지게 된 모녀가 경찰 유전자(DNA) 분석으로 26일 극적 상봉해 눈길을 끈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저희 어머니께서 36년 전 실종된 딸을 찾기를 간절히 원하신다. 꿈에 계속 나온다는데 도와달라”며 지난 3월 실종자 가족들은 군산서 여성청소년계에 방문했다.
1988년 8월 당시 광주에 살던 어머니께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딸을 고아원에 잠깐 맡기다가 집에서 키우기를 반복하던 중 장애가 있던 딸이 고아원에서 나간 뒤 실종돼 영영 볼 수 없었다는 것.
잃어버린 딸을 찾으러 당시 온 가족이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찾으러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고 포기하고 지내던 중 어머니가 방송에서 경찰이 장기 실종자 가족을 찾아준 사연을 접한 뒤 마지막 희망을 품은 채 가족들이 군산서를 찾은 것이다.
경찰은 2004년부터 실종 당시 만18세 이하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를 찾기 위한 유전자 분석 제도를 도입했다.
뇌병변인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 군산서 여성청소년계 담당자가 직접 어머니 주거지 방문, 구강세포 유전자 채취와 경찰서 프로파일링 시스템 입력 후 아동권리보장원에 분석 의뢰했다.
경찰과 아동권리보장원은 유전자를 대조해 모녀의 DNA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 정확한 대조를 위해 20여 년 전 등록돼 있던 딸의 DNA를 재채취한 끝에 친자 관계임이 최종 인정된다는 답변을 받고 상봉을 주선했다.
온 가족의 바람대로 딸이 지내고 있는 경기도 소재 시설에서 진행된 상봉식에서 어머니와 가족들의 소감을 묻자 “그동안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같이 잠도 자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싶고 일단 따뜻한 밥 한 끼 해주고 싶다”며 “기적을 만들어주신 경찰관에게 감사합니다”고 연신 눈물을 글썽였다.
김현익 군산경찰서장은 “기적과도 같은 가족 상봉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가족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앞으로도 유전자 등록을 통한 장기 실종자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