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현상은 바다 먹거리도 위협하고 있다. 갈수록 김 양식 어가들도 시름이 깊어진다.
군산지역 김 양식 시작을 위한 최적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질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지난 4일 바다 수온 상승에 따른 김, 미역 등의 해조류 양식 초기 고수온 피해 예방을 위해 ‘지역별 적정 양식 시작 시기’를 예보했다.
김, 미역은 매년 가을(9월)부터 이듬해 봄(4월)까지 바다에서 양식되는 해조류다.
김과 미역 양식은 가을철 이후 수온이 22℃ 이상으로 높으면 종자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그해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과원 해조류연구소는 최근 5년간(2019~2023)의 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올해 양식 시작을 위한 최적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양식을 시작(채묘)할 수 있는 수온 22℃ 이하가 되는 시기는 충남 태안이 9월 하순(22일)으로 가장 빨랐다.
서천(대천), 군산, 진도, 신안, 해남, 완도, 부산은 10월 초순(1~8일), 목포, 고흥이 가장 늦은 10월 중순(9~14일)으로 전망했다.
채묘는 양식을 위해 김의 씨(종자)를 양식 그물에 붙이는 작업을 말한다.
또 미역 양식을 시작(가이식)할 수 있는 수온 20℃ 이하가 되는 시기는 태안 10월 초순(7일), 서천(대천), 군산, 해남, 진도, 완도 10월 중순(15~18일), 그 외 목포, 신안, 고흥, 부산은 10월 하순 사이(20~22일)로 예상했다.
실제로 군산의 일부 김 양식 어민들은 많은 양을 양식하지 않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의 배정으로 일손이 가능해 여름 김으로 곱창김 양식을 검토했으나 턱없이 높은 수온으로 겨울 김에 비해 가격이 높은 곱창김 양식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김 양식 어민인 A씨는 “수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받아 곱창김 양식을 하려 했으나 적정 수온인 22℃보다 무려 6℃ 이상인 28℃로 너무 높아 포기했다”며 “갈수록 김 양식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후 이상으로 인해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겨울철 김 양식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매년 9월 중순 이후 시작해 다음 해 4월까지 채취했던 김 양식도 10월 이후부터 시작하거나 다음 해 4월의 수온도 가파르게 올라 김 양식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각종 질병이나 김 양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어 김 양식 어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A씨는 “이상기후로 인해 해마다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김 양식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멀지 않은 시기에는 바다에서 김 양식을 할 수 없게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해 군산지역에서는 관내 9개 어촌계에 90여 가구가 참여해 2만6,930톤의 물김을 위판해 497억5,500만원의 위판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