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지난해 3월 베트남 호치민에 개소한 해외 첫 브랜드K 플래그십 스토어(체험 매장)가 오는 11월, 개소 1년 8개월 만에 철수하는 것으로 밝혀져 윤석열 정부의 전 정권 지우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전북 군산)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해외 체험 매장 운영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브랜드K는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시장 진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국가대표 공동브랜드다. 베트남 매장에는 브랜드K로 선정된 ‘농업회사법인 광천우리맛김’, ‘(주)보뚜슈퍼푸드’ 등 73개 사가 입점했다.
체험 매장에는 2년간 총 28억6,600만원이 투입됐다. 매장 개소에 12억4,600만원이 들어갔고, 2022년(4~12월) 운영 예산 8억원, 2023년(1월~12월) 8억 2,000만원이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매장 방문객과 유통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랜드K 해외 인지도 조사 결과, 방문객의 매장 전반 만족도는 84%로 매우 높았으며, 매장 방문객의 브랜드K 제품 구매 및 추천 의향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방문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첫해 방문객은 월평균 약 2,990명이었지만, 올해는 평균 1,150명에 그쳤다. 첫해는 다양한 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예산 부족으로 운영하지 못해 방문객이 줄었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신 의원은 특히 2022년 예산보다 2023년 브랜드K 매장 운영 예산은 2,000만원 증가했지만, 이는 임대차계약서상 임차료 증액분을 반영하지 못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임대차계약서에 의하면 2년 차에 첫해 임차료의 8%를 더 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어 올해 약 4,80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지만, 현 정부는 올해 예산을 2,000만원 증액에 그친 것.
이에 신 의원은 남은 임차료를 충당하기 위해 계획했던 홍보, 체험프로그램 운영 예산을 줄여야 했고, 올해 SNS 체크인 이벤트, K-콘텐츠연계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객 감소는 입점 기업 수출 감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입점 기업의 2022년, 2023년 상반기 수출액을 분석한 결과, 48.3% 기업의 2023년도 상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다.
신영대 의원은 “우수한 품질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브랜드K 인증을 받아 우리나라의 3위 수출국인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2년도 못 채우고 돌아오게 됐다”라며,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임대료 인상분을 반영시키지 않은 것은 윤석열 정부가 전 정권 지우기에 혈안이 돼 애꿎은 우리 중소기업만 피해자가 된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중소기업 수출 촉진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조속히 마련해 판로 개척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