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선한 영향력을 기리고 기념하는 ‘군산선교기념탑’ 건립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내년 초 ‘군산선교역사관’ 건립사업도 첫 삽을 뜨면서 군산 개항기를 비롯해 근대기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선교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일 (사)전킨기념사업회(이사장 장철희 목사)와 군산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교기념탑 기공식이 서래교 인근 근린공원(구암동 601-42)에서 개최됐다.
선교기념탑은 건축비 6억1,700만원을 들여 높이 7m 내외(최대 높이 11.3m) 조형물로 조성되며, 선교사의 배와 돛을 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기념탑에는 최초로 호남 땅을 밟은 7인 선교사의 주요 업적이 각인되며, 군산시 및 기독교, 전킨기념사업회의 역사가 담긴 지구본 모형의 타임캡슐도 매설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선교역사관 건립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선교역사관 건립사업은 문체부 국비지원사업(종교문화시설 건립사업)으로 추진 중으로, 사업비 54억6,300만원을 투입해 구암동 334번지(3.1운동 역사영상관 옆 부지)에 조성된다.
선교역사관은 3층 규모(연 면적 999㎡)로 전시공간과 기획전시․교육공간, 부대공간 등으로 구축되며, 전킨기념사업회가 제안한 과거 멜볼딘 여학교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내년 1월 2일 선교역사관 건립부지에서는 선교역사관 기공식과 함께, 초기 선교사들의 묘비 제막식과 제116주기 전킨선교사 추모예배가 전킨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진행된다.
전킨기념사업회와 시는 선교기념탑과 선교역사관 건립을 통해 시민 자긍심 고취는 물론, 인근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박물관 등과 함께 역사를 주제로 한 지역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종표 전킨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은 “선교역사관과 선교기념탑 건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호남에 처음 들어온 7인의 선교사의 숭고한 희생과 선교 열정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라고 전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지역의 교육·의료·항쟁 등 근대사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준 선교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라면서, “개항 초기 선교역사 재조명은 물론, 특색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생동감 있는 역사관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군산은 호남지역 선교 중심지로, 지난 1895년 드루 의료선교사와 전킨 선교사가 군산 수덕산과 구암동 일대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선교사는 교회뿐만 아니라 구암예수병원과 영명학교(군산제일중․고), 멜볼딘여학교(군산영광중·여고) 등을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는 군산3‧5만세운동 등 일제에 항거하는 민족운동의 중심지가 됐으며, 주 무대인 구암동산은 지금도 항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