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문화재의 보고(寶庫)’라고 불리는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발굴된 1만여 점의 수중 문화재를 군산에서 보존 처리하고 보관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이에, 군산시는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 선정에서 탈락했던 ‘국립 수중고고학센터 건립사업’의 예타 재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에 국립 수중고고학 센터 건립사업 예타 조사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11월,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내용을 보완해 재신청을 권고한 상태다.
이에 시는 올해 상반기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보완 용역을 거쳐,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예타 대상 사업에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전북자치도와 지난 2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방문해 예타 조사 대상 사업 통과를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국립 수중고고학센터가 건립되면 고군산 해역에서 발견된 유물을 보관‧전시하는 박물관이자 수중문화유산조사 전문가 양성 및 보존‧탐사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은 오는 2029년까지 총 1,111억원을 투입해 비응도 일대에 부지 7만㎡, 연 면적 1만8,790㎡, 건물 6개 동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주요 시설로는 교육시설, 연구시설, 전시시설, 유물보존시설 등이 예상된다.
국립 수중고고학센터가 건립될 새만금 해역은 역사상 세곡선과 무역선이 지나던 뱃길인 조운로와 대중국 교역의 거점으로, 비안도·십이동파도·야미도 해역 등에서 고려 시대 선박 1척을 비롯해 유물 1만6,578점이 발굴된 바 있다, 특히 해양 유물과 난파선을 찾기 위한 수중 발굴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북에는 수중유물을 보존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발굴된 유물 모두가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옮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도와 시는 발굴된 유물들이 군산의 품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역시 수중유산의 발굴과 해양산업 발전 및 영해 주권 강화를 위해 국립 수중고고학센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새만금 앞바다는 지금까지 발굴된 수중 문화재만으로도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상 교역로였음이 입증되고 있다”라면서, “관련 계획을 보완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월 18일 성공적인 조사와 안전을 기원하는 개수제(開水祭)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선유도리 일원 인근 해역에서 수중 문화재 조사선 누리안호와 수중 문화재 탐사선 씨뮤즈호, 바지선을 비롯한 각종 장비를 동원해 수중 문화재 조사에 나선다.
지난 2020년 선유도와 장자도 일대에서 유물을 목격했다는 잠수사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까지 조사에서 난파선, 고려청자, 분청사기, 닻돌, 간돌검(마제석감) 등 유물 929점을 발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