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면 죽산리 탑동마을에 전승돼온 농요(農謠), ‘옥구들노래’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군산옥구들노래보존회(회장 홍석기)는 최근 개정초등학교(교장 이경숙)와 회현초등학교(교장 심지영)에서 옥구들노래 전수교육을 운영하며 옥구들노래의 보존과 전승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에 진행된 전수교육은 조소현 옥구들노래보존회 전수국장이 직접 학생들에게 옥구들노래를 가르치는 시간을 가졌고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애국심과 애향심을 키워줄 수 있었다.
조소현 국장은 “학생들이 지금까지 공부한 국악과는 색다른 들노래를 처음 접해 다소 생소했겠지만, 우리의 선조들이 불렀던 노래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부르는 모습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사)아리울역사문화(대표 문정현)는 동아리를 만들어 옥구들노래 발굴에 힘을 쏟았고, 옥구들노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민들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한 게 ‘옥구들노래보존회’의 시초다.
이어 탑동의 어르신들도 옥구들노래를 살리자는 취지에 동참해 2022년 순창에서 개최한 ‘전북들노래경연대회’에서 우수상, 지난해 익산 삼기농요보존회가 주최한 ‘전국들소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1년 동안의 꾸준한 활동과 성과 끝에 2023년 비영리 법인이 꾸려져 좀 더 체계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됐으며, 같은 해 첫 번째 행보로 노동요 연구의 대가 김익두 교수와 민속학자 송화섭 교수를 초청해 대야면 죽산리 탑동마을 모정에서 세미나를 가진 바 있다.
홍석기 회장은 “옥구들노래보존회의 최종 목표는 옥구들노래를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이를 위해 옥구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전수교육은 더욱더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잊혀가고 있는 우리 선조들의 들노래가 학생들에게 불리며 전수된다는 것은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는 애향심의 발로이며 애국심의 표현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옥구들노래는 ▲불무노래 ▲만경산타령 ▲오호타령 ▲자진산타령 ▲에이싸호 ▲위야차소리 등 6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논농사의 특성상 공동체의 힘을 합해야만 경제적이어서 품앗이로 혼자가 아닌 여럿이 농사일을 도우며 힘이 들 때 흥얼거리다가 함께 부르는 노래는 힘듦을 반감시키기 위해 부르던 노동요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평야 지역인 만경 평야를 배경으로 해 생겨난 일련의 논매는 소리이며, 음악적으로 매우 고형(古型)의 선율과 리듬을 간직한 농요로써 의의가 크다.
옥구들노래는 지난 1974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가해 우수상(문화공보부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소리꾼이었던 고판덕 어르신(1889년생)이 1992년 작고한 뒤 30여 년 이상 불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자칫 사라질 뻔한 옥구들노래는 2021년 JTV ‘신정일의 천년의 길’ 에 군산 미소길 편이 방영되면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이후 옥구들노래보존회를 통해 명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