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광산업업계에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역사교훈여행)’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다크 투어리즘을 관광자원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간직한 군산의 옛 건물들과 근대문화 유산을 활용해 ‘다크 투어리즘’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적인 여행과는 달리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과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곳을 찾아가 체험을 통해 반성과 성찰 및 교훈을 얻는 여행을 뜻한다. 이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다.
해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등이 있으며, 한국에선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해 국립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이 있다.
이에 식민지 수탈의 아픔과 1930년대 근대도시로서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는 군산도 다크 투어리즘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과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크 투어리즘 자원 개발에 적극적이다. 올 초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과 재난·재해를 겪은 장소를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조례 제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선감학원 사건과 세월호 참사 등 아픔의 역사를 기억, 보존하고 관광 자원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전남 여수는 ‘여순사건 다크 투어리즘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관광 상품화를 시작했으며, 광주도 지난해 제정된 ‘광주광역시 다크 투어리즘 육성 지원 조례’에 따라 5‧18 유산을 역사관광 콘텐츠로 확장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군산시도 다크 투어리즘 활성화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다만, 다크 투어리즘과 관련한 관광상품 개발이나 다크 투어리즘 활성화를 뒷받침해줄 조례 제정 등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
앞서 지난해 7월 윤신애 시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다크 투어리즘을 군산관광의 새로운 유형으로 기획해야 한다고 집행부에 제언한 바 있다. 아울러 같은 해 시의회 연구단체 ‘근대사 다크 투어리즘 연구회’는 관련 연구 용역을 통해 ▲에듀투어 도입 ▲음식‧야간관광과의 연계 ▲체류형 다크투어 상품개발 등 군산의 항일 항쟁 근대문화유산의 다크 투어리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군산의 대표 관광자원인 시간여행마을을 활용할 계획으로, 우선 ‘군산 관광스탬프 투어’ 중 수탈과 항일의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아리랑‧탁류길 코스를 모바일 스탬프 투어로 변경하는 것부터 시작해 시의회에서 제안한 음식 관광 연계, 체류형 다크투어 상품 개발, 조례 제정 등에 대해 숙고해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