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6월 항쟁의 역사를 담은 도서가 출간된 지 2주도 안 돼 알라딘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성훈 작가의 ‘입춘(立春), 6월에 봄이 오다’. 이 책은 군산 오룡동 성당 박창신 주임신부가 촬영한 작품을 통해 군산 6월 항쟁의 역사를 담았다. 또 이한열기념사업회와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의 협조를 받은 사진들도 포함돼 있다.
박창신 신부는 민주화운동의 불모지인 군산에서 6월 항쟁의 꽃을 피웠다. 그는 5.18 광주의 진실을 알리다가 군인들에게 테러를 당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전두환 신군부와 정면으로 맞서 싸웠으며 오룡동 성당에서 청년들과 6월 항쟁을 주도했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시위 현장을 찍고 다녔다.
군산대 역사철학부를 전공한 김성훈 작가는 박창신 신부가 6월 항쟁을 주도할 당시 촬영했던 필름들이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군산 6월 항쟁의 경과 과정을 온전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 필름이기 때문.
김성훈 작가는 박창신 신부의 필름으로 군산의 6월 항쟁 경과 과정을 연구했고 몇 년간 홀로 거리에 나가 활동가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시민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그대로 담아 독자들에게 공개했다.
책은 번외편까지 총 7부로 구성돼있다. 1부 ‘난을 닮은 신부’, 2부 ‘오룡동성당 시민강좌’, 3부 ‘세풍합판 노동투쟁’, 4부 ‘군산 6월 항쟁’, 5부 ‘직선제 쟁취 이후’, 6부 ‘노동자 대투쟁’, 7부 ‘오송회 사건’ 등으로 나눠 당시의 사건을 전달한다.
김성훈 작가는 “군산의 민주화운동 스토리는 상당히 재미있고 많은 교훈을 시사함에도 정리가 돼 있는 자료가 없었다”며 “역사적 기록물을 잘 정리해서 함께 싸운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청년들의 희생을 이야기하지만 반대로 머리말과 맺음말에 이들의 기득권화에 대한 견제 구도를 빼놓지 않았다”며 “6월 항쟁의 진짜 가치와 본질은 ‘시민’ 모두가 함께 발휘한 ‘공동선’이다. 인권이라는 공동선을 추구한 청년들과 시민의 희생이 역사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지루한 역사’가 아닌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다. 작가는 혐오와 무관심이 재생산되는 사회에서 모든 세대가 힘을 합하고 서로를 이해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저자 김성훈 작가는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박창신 신부 필름 군산 부분 경과 작업을 진행했다. 2021년 ‘입춘, 6월에 봄이 오다’ 사진전 자문위원과 네임 메이킹을 했고 지난해 5월부터 출판사 녹두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오룡동 성당 시민강좌: 80년대, 군산 혁명가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