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72년 전라도 각 부(府), 군(郡), 현(縣), 진(鎭)에서 만들어 올린 채색지도 중 옥구현의 지도.(사진제공=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전라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읍성이나 일제강점기 이후 훼손된 ‘옥구읍성’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이에 군산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옥구읍성의 복원과 보존을 위한 시굴조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옥구읍성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과 기대가 큰 만큼 시는 옥구읍성 복원‧정비에 집중적인 시비 투입과 치열한 국‧도비 확보 노력 등 시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옥구읍성은 옥구읍 상평리에 위치한 곳으로 광월산의 남쪽 봉우리를 정점으로 동쪽과 서쪽에 날개처럼 흘러내린 구릉을 활용해 축조됐다.
옥구읍성은 ‘해동지도’, ‘1872년 지방도’ 등의 고지도를 통해 주요시설인 객사, 내아, 동헌, 향청 등의 시설을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는 전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옥구향교 대성전과 자천대 등만 남아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옥구읍성 객사와 내아(內衙, 수령이 기거하던 살림집) 터’ 시굴조사를 통해 객사(客舍, 고려·조선 시대 각 고을에 둔 관사)의 흔적인 석렬(石列·성벽을 쌓는 돌)을 확인했다.
이에 힘입어 시는 내달부터 동헌(東軒, 고을의 수령 등이 정무를 보던 곳)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옛 상평초등학교 일원을 대상으로 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옥구읍성 내 주요시설인 동헌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옥구읍성 복원사업은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9년 시는 옛 상평초 부지에 ‘전북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을 조성하려 했으나, 착공 직전 옛 상평초 부지가 옥구읍성의 주요시설인 동헌과 내아 터로 추정되면서 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이 나왔고 문화재청에 매장문화재 발굴허가를 신청했다.
그 결과 사업부지에 옥구읍성의 동헌 관련 건물이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돼 문화재청은 ‘사업 재검토’ 의견을 냈으며, 이에 따라 전북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은 군산대 인근에 조성됐다.
2021년엔 송미숙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문화적 자료가 산재한 옥구읍성을 시가 왜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1422년(세종 4년) 전라도 최초로 축조된 옥구읍성을 조속히 복원해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달라”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역사탐방길 조성으로 인한 옥구읍성 훼손 논란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구읍성 복원사업은 시가 예산 3,300만원을 확보하면서 지난해부터 시굴조사가 시작됐다.
시의 한 관계자는 “내달부터 6개월 동안 옥구읍성 동헌 추정지에 대한 시굴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면서 “시굴조사와 학술대회를 거쳐 정밀발굴조사를 한 뒤 복원 등 보존 방법을 수립할 예정이며, 복원까지는 시간과 예산 소요가 크기에 옥구읍성의 체계적인 복원‧보존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