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미룡동 고분군 위치도.
한국 고대사의 뿌리 ‘마한사’의 비밀이 담긴 군산 미룡동 고분군 유물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작업이 시작된다. 현재까지 마한계 고분과 철기시대 유물 등이 발견된 미룡동 고분군에서 또 다른 어떤 유구(遺構)가 발견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군산시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3개월간 미룡동 고분군에 대한 발굴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미룡동 고분군 중 2,900㎡(발굴 1,900㎡‧시굴 1,000㎡)가 발굴작업 대상이다.
시는 본격적인 발굴작업에 앞서 자문회의를 열고 조사 범위 설정 등 발굴조사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올해 발굴조사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이은 3차 발굴조사다.
1차 발굴조사는 도비와 시비로 진행됐으나 2차와 3차는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됐다. 3차 발굴조사 사업비는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6억원이 투입되며 군산대학교 박물관이 조사를 맡는다.
군산대 내 음악관 서쪽 산줄기 정상부에 자리한 미룡동 고분군은 2001년 군산대 박물관의 지표조사로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해발 40~45m의 능선을 따라 10여 기의 고분이 조성돼 있으며 2022년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전북마한문화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는 2022년 국비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사를 통해 마한고분 1기(3호분)와 옹관묘 1기 등을 확인했고, 옹관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초기철기시대(BC300~0년) 유물을 수습해 이른 시기 유적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3년에는 마한계 토광묘 17기, 옹관묘 7기, 주거지 7기 등이 조사됐으며 소환두대도, 곡옥, 흑색마연토기, 철정 등 다수의 지도자급 위세품 성격의 유물이 확인됐다. 또 마한의 무덤유적과 생활유적이 공존하는 ‘복합유적’과 함께 주변 경사지를 중심으로 한 시굴조사를 통해 고분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다수 확인했다.
시는 1‧2‧3차 발굴조사 성과를 기반으로 관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내년 4차 발굴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4차 발굴조사와 학술대회를 마무리한 후 국가유산 지정에 도전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3차 조사를 통해 더 넓은 해석을 할 수 있는 자료들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시는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진 미룡동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지역주민과 함께 공유하며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룡동 고분군은 군산대를 통해 지난 2013년과 2016년 각각 1기의 고분을 대상으로 발굴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당시 발굴조사를 통해 하나의 봉토 내 여러 기의 개별 무덤이 조성되고 주변에 도랑을 둘러 묘역을 구획한 마한의 분구묘로 밝혀졌다.
또한 개별 무덤의 내부에서 독특한 형태의 토기를 비롯해 소형 철기류 등이 출토돼 전북지역에서 기원후 2~3세기경에 조성된 가장 이른 시기의 마한의 지배자 무덤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