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 새해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살기 좋은 군산을 만드는 긍정과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부는 몸이 불편해서 움직일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의사가 찾아가서 진료를 하는 왕진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전국348개 동네의원이 참여한다. 마비나 수술, 말기질환, 의료기기부착, 정신질환과 인지장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사업참여의원에 왕진을 요청할 수 있다. 제공범위는 환자거주지로 이동하는 거리와 의사의 진료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환자와 의사가 협의해 결정하면 된다.
옛날부터 익숙하게 진행돼온 방법이지만 요즘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2018년 말 국민건강보험법이 개정돼 왕진수가를 별도로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작됐다. 의사는 왕진을 나가면 8만원 또는 11만5,000원에 이르는 왕진료를 받게 된다. 왕진비용 30%는 환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70%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게 된다. 왕진이 이렇게라도 활성화 되는 것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의사부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에서 인구 1,000명당 의사 숫자는 평균 3.4명이다. 한국에선 2.3명이다. 한의사를 제외하면 1.9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국내의과대학 입학정원은 13년째 동결돼있다. 의사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고 의사증원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부족하니 왕진은 미봉책일분이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환자들이 줄을 서는데 굳이 의사들이 환자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왕진시범사업에 348개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다지만 산골․어촌 지역은 또 사각지대다. 환자를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의사 숫자를 늘리는데서 찾아야 정상이다. 또 왕진도 좋지만 그 못지않게 시급한 것이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다수 나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원격의료다.
원격의료는 시간, 비용 모두 왕진보다 효율적이다. 또한 정부는 오는 2026년부터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돌봄)’를 보편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시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커뮤니티케어는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본인의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다양한 의료․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인 고령 환자 중에는 집에 가서 이웃들과 만나면서 지내고 싶다는 환자가 많다.
지금처럼 고령사회를 국가복지제도만으로 대응하려하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정부는 저소득층 중심으로 노인복지를 맡고 다양한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은 민간부문, 특히 대한의사협회 같은 이익집단들의 역할분담이 요구된다. 어차피 공공부문 노인복지서비스는 획일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다양한 수요는 민간 주도로 충족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복지사각지대의 급한 불은 책임 소재를 따질 것 없이 민간차원에서라도 꺼야 되겠다. 또한 정부는 신청하지 않으면 도움을 얻을 수 없는 복지제도는 개선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