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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시, ‘人乃天’ 땅 위의 삶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양 영식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20-08-28 11:17:10 2020.08.28 11:17:1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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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시 <기도>를 새삼스럽게 생각하다. “주여, 우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소서/목숨을 향하여 이렇듯 보채임을 굽어보소서/ 우리는 모두가 상승하고자 합니다. 광명처럼 노래처럼….”>

 평범한 행복의 소중함이 못내 가슴에 저미어 오는 이 시간 하늘이시여, 부디 백제 터 군산 땅위에 청복을 내려주시옵소서! 옥토를 지키며 나라의 일용할 양식을 생산해 온 터에 우린 그리 잘 살지는 못해도 사람 중시의 인심 좋은 고향 금강과 월명 산이 아름다운 군산 땅에 축복 주소서….

 물려받은 옥토와 강산을 지켜내며 근대 산업화엔 좀 뒤쳐졌지만, 넉넉하고 풍요로운 이 땅에서 오늘 계절의 여왕인 마지막 끝자락 봄이 끝나는 풍광 길에 홀로 나선 비단 길 산야와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망해산’ 산행을 시작하다.

 망해산 풍경에 걷는 길은 마냥 즐겁다. 바로 보이는 김제 평야, 좌측 열시 방향으로 익산시가 아스라이 보이고 ‘황등’에 이어 ‘부여’ 땅과의 경계선을 내려다보면서 화려했던 백제의 옛터 호남의 원류를 음미해 보고 있다.

 한 때, 옛 선인들은 전라도 땅을 이끼 낀 풍진과 역사의 흐름 속에서 풍전세류(風前細柳)라 하고 <황등>의 황등제, 부안<고부>의 눌제, <김제>의 벽골제 셋의 호수 유역을 호서 지방 또는 호남지방 이라 부른 나라의 큰 뜰인 곡창지였다.

 상세히 더 살펴보니 농본국 당시의 호영남이란 원류를 산업사회에선 영호남이라 회자되는 관습은 망각의 세월을 탄 사념의 허상에 잠시 젖어보면서 동시대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온 대비적인 속성이었다 하는 생각이다.

 부질없는 기호현상 속에 떠도는 동시대에 한낱 무의미한 상형문자의 껍질들이 떠다니는 깊은 의문과의 기존 현상들로서 지역주의의 오랜 악습과 동서갈등이 빚은 기타 외의 지역사회 문제는 깨끗이 씻어내져야만 하리다.

 왜냐하면 그 원류(나당 연합군의 백제 초토화로 BC 7세기 망국민의 망명과 피란으로 일본에 귀화 현상)에서 일탈된 어떠한 상처도 치유할 확신에서 올바른 기존의 이해들 ‘안’에서 본 ‘인사이더’로서의 편견과 아집 및 몰이해로의 앙금들은 말끔히 털어내고 가야함에서이리다.

 원컨대 영호남 땅, 호영남 땅의 언어적 감각을 초월한 하나의 우리 땅으로써 민족 산하 동해(낙동강)와 서해(한강과 금강)로 이어진 영겁 속에 우리의 그리운 대상으로서 미래의 후손들에게 계승되기를 빌며 옛 백제 터 군산 땅에서 월명산을 멍하게 또 바라본다.

 헌데 어느 시백님, 인형께선 내 우거 대학로 산방에 자리 잡은 3층 서재에서 바라 본 푸른 월명산엔 영혼을 태동케 하는 비의(秘義)가 감춰져 있어, 외로운 영혼과의 마주침에서 영적인 물길이 유지됨을 더해 장엄함이 인다는 소회를 토로하다.

 정말이지 ‘월명산’은 어떨 땐 객체적 형상에서 이탈된 모든 이의 마음에 스트레스를 이겨내게 하는 심리적 동력의 시원(始原)이고, 또 새로운 희망과 중요한 큰 의미를 키워내며 용솟음치게도 하는 신령스러운 산으로서 우리 몸과 마음속의 에너지를 길어 올리게 한 자체이다.

 하지만 어디에 살든, 무엇을 하든, (무(無)의 본체는 필시 침묵의 일탈이기에) 천지인 우리가 훨훨 날 수 있는 영혼의 요정으로서 우리 모두를 무탈하게 살 수 있도록 오랜 세월 버텨 준 그 광채가 너무 자랑스러운 것이리다.

 아~아! 그렇게 고향 영(靈)산을 바라다봄으로부터의 눈뜸이 하나의 각성으로 이어지며 결국 다른 눈뜸의 또 다른 차연(差延)으로서 영적 소통들은 마치 선(禪)의 깊이와 헤아림으로서의 자연의 공간 월명산(月明山)임이 재확인케 되다!

 아뿔싸, 무위자연을 구가한 장자의 말이 또 생각되다. 정말 싹이 돋게 하려거든, “그만 두어라, 그냥 두어라(己乎, 己乎).”를 떠올리고 보니 정작 흠집투성이 우리에겐 진화 신화의 인내천(人乃天)의 표어<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내게 싫은 것, 남에게 하게 하지 말 지어다.>가 될 면학가(勉學歌)를 되새겨 보고 있으려니 그 기쁨 또한 배가 되다.

 아! 이제 <월명산>의 시작(詩作)으로 다시 되새겨 본 고향 강산의 예찬 속에 사람 중시의 ‘인내천’을 솔선해 온 <군산> 땅에서 살아오며 ‘논 전답’ 낙토와 고향 강산을 지킨 행복의 진수 그 축복들이 아주 충만하구나, 오롯한 <월명산>의 다채로운 치유의 은혜 속에….

 < /월명산/산 서쪽과 동쪽 사이로/잎에 물기 오르고 있다./서로 살갑게 인사를 한다./ 햇빛 닿는/ 곳/잎은 더 푸르러지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깊게 속삭이는 / 월명산/이 곳/월명(月明)산/푸른 산이 힘이 되어/천년의 응시로 선/ 비의(秘義)는/이제,/요렇게/마음속에/물길 솟구치게 한/천지인(天地人)의 땅, 영혼의 영산이었네./>

 

◇ 월명산: 군산시, 옛 시가의 중심을 이루며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산

◇ 망해산: 군산시 동북쪽 나포와 임피 평야를 가로지르는 산으로써, 백제의 고찰 고즈넉한 불지사가 있는 멋진 산악자전거 트랙킹 코스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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