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이지만 군산법원 K모 판사의 “군산은 천재지변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형적 여건이겠지만 태풍이든 폭우든 크게 재해를 입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는 말이다. 그 판사는 과학적 근거도 아니고 2년 동안 재직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개인의 소견을 표현했을 뿐으로 생각했다. 그 판사가 보고 느낀 점 중 하나인 군산의 재해를 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를 했을 것이다.
◇270mm 강우량 감당 못해
지난 2012년 8월 13일 군산지역은 무려 산업단지 445mm, 시가지에 273.9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주택 1,379동, 상가 2,547동, 차량 4,426대, 농경지 1만4,270ha가 침수돼 5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하루 강우량이 집중호우를 보여 군산 배수로는 감당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이날은 7월 백중사리여서 만수를 보임에 따라 오히려 바닷물이 역류하는 현상까지 보여 더욱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날 피해는 시가지 구도심권 대부분으로 물바다가 된 것이다. 당시 군산시는 시내 중심지인 월명동에 저수조 시설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해 근본적 해결은 배수로 확장과 큰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옥회천 정비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는 시가지 집중호우가 쏟아져도 배수능력을 지닌 옥회천 정비사업이 중요한데도 이래저래 미루고 있어 시민들의 침수피해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옥회천은 집수효과를 누리는 수송동, 미장동 등 시가지 중심지를 통과하는 지역이라는 데서 더욱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이토록 언제 어느 때 폭우나 폭설이 쏟아질 우려가 있어 그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난 10일 군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영자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시민들의 침수피해 우려를 낳고 있는 옥회천 정비사업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해 옥회천 정비사업은 도마 위에 올라와 있다.
◇군산시, 2025년에 완공예정이라고
물론, 시는 다급한 사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여건이 달라져서 미뤄지는 것이라는 불가피성을 내놓고 있다. 총사업비 1,157억원을 투입, 수송동에서 만경강으로 흐르는 회현면 월연리까지 6.22㎞에 기존하폭 10m를 40∼60m로 확장하는 이 사업기간은 2012년∼2020년 완공 목표였다. 기간이 3년 늦춰져 2023년 완공목표로 변경했지만, 이를 다시 2년 또 연기해 2025년에 완공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당국은 당초 예비타당성조사면제로 확정된 사업비는 860억원이었지만 반영되지 않은 군도 3호선 이설비 등을 중앙에 건의한 결과 297억원이 증액돼 총 1,157억원으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3년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토지보상문제가 2017년부터 올해까지 80%의 보상만 이뤄진데도 공기가 미뤄진 이유 중의 하나이며, 공사가 본궤도에 이를 때 과연 2025년 완공이 확실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자 의원은 공사기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시민들의 수해 우려가 커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어 시 당국은 공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시민들에게 천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옥회천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