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사람의 생명선이다. 물이 없으면 모든 생명체들이 존재할 수 없을 만큼 인류와 동일체로 성장해오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군산은 물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강과 만경강, 서해바다로 둘러싸인 반도형 지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해는 군산 생활문화의 효시이다. 이러한 생활문화의 역사는 오늘을 지켜오는 원동력이다. 여기에 금강유역과 만경강유역은 서해바다를 앞마당 삼아 군산의 인류문명과 역사를 창조하는 장대한 위대함을 지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함에도 군산의 해양문화는 산발적 연구와 문제제기를 하고는 있으나 이를 관리 운영해야할 체계적인 해양문화시설은 전무한 상태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차원보다는 국가차원인 국립군산해양문화관 설립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전북연구원에서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바닷가 전체면적 17.65㎢중 전북은 2018년 기준 3.0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전남이 8.89㎢로 50.4% 다음 두 번째로 전북이 넓은 면적을 갖고 있다. 또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2013년에 해양문화시설 보유분포현황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전남 27.8%, 서울․인천․경기 16.3%, 경남 11.6%, 부산 11.6%, 경북 9.3%, 울산 4.7%, 강원 4.7%, 제주 9.3%이나 전북은 단 1%도 없는 제로 0%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북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거나 전북의 해양문화시설은 없어도 된다는 것인지 정부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전라북도나 물의 문화로부터 탄생한 군산은 수세기를 살아오면서 무엇을 했는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지경이다.
전국에 분포돼있는 해양문화시설은 울진 국립해양과학관,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포항 국립등대박물관, 목포․태안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등이 있다. 그러나 꼭 있어야할 군산은 없다. 전북에서는 해양문화의 효시인 군산이라는 점에서 뒤늦은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해양문화의 산실인 군산에 국립군산해양문화관이 세워져야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특히 군산은 새만금사업의 사실상 주역이며 고군산군도라는 엄청난 해양문화의 고장뿐만이 아니라 어청도, 연도, 십이도파도, 직도, 개야도 등 광범위한 해역을 보유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물론, 김제, 부안, 고창지역도 해양문화를 지니고 있으나 전북의 해양문화는 두말 할 나위 없이 군산이라는 데에 동의하리라고 본다. 이들 지역은 군산해양문화관에 지역관을 설치, 운영토록 하면 결국은 전라북도 해양문화를 아우르는 하나의 국립군산해양문화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해양수산부는 전북은 아랑곳없이 국립인천박물관은 지난 2019년에 발주하여 2023년 완공목표로 진행 중이며 바다와는 아무상관 없는 청주에 2020년 착공, 2024년 완공목표로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 전북주민, 특히 군산시민들은 엄청난 반발과 함께 해양문화시설까지도 지역차별이냐는 항의를 하고 있다. 군산에는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이 있으며 말도와 군산째보선창 앞에는 군산개항과 함께 등대를 설치하여 1백년이 넘는 지역 유물로 남아있다. 또한 서해안 선유도 해수욕장에 고군산군도의 관광성 등 무궁무진한 해양문화의 보고로 평가받는 군산에 해양문화시설이 없다는 사실에 전북정치권과 전라북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앞장서 유치를 해야 한다.
군산 지역의 해양문화는 우리나라의 대표 중 하나로 평가받음에도 지금껏 행정이나 정치권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아니했다는 것은 군산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방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따라서 지역민은 물론, 전국에서 군산을 찾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해양문화를 인식하도록 함은, 인류문명의 발달사와 군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들의 일이며 후손들에게 거룩함을 넘겨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아야 한다. 군산의 문화는 해양문화에서부터이며 해양문화는 군산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에 군산시와 군산문화원은 정치권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등을 총동원하여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