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 김철규 시인
(전 전라북도의회 의장)
어떤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역사물이다.
누구든 한 시대를 살아오는 동안 자신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자기적 가치관에 따라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소중하게 여겨 왔으며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가치부여는 곧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라고 여겨왔다.
1940년 군산시 옥도면 야미도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뒤 군산으로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뭍의 생활이 오늘에까지 왔다.
각고 끝에 학업을 마치고 판검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1968년 전북일보 기자가 되어 언론인으로서의 사회적 소금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정치인이 되어 사회와 나라를 위해 헌신 봉사하겠다는 의지의 결심으로 청춘을 다 바친 언론인 생활을 끝으로 1991년 지방정치에 데뷔했다.
전북도민을 대표하는 전북도의회 의장이 되어 그토록 성공을 염원해온 새만금 사업의 첫 삽을 뜨는 기공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했다.
23년의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서해안 대단위 간척사업(식량안보, 국토확장)을 하자는 정책기사가 국책사업으로 확정돼 도민의 대표 자격으로 테이프커팅을 한 것은 내 생애를 통해 영원한 기록으로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입문에서 전북도의회 의장이 된 것은 화려한 데뷔로 여겨지나 원래의 목표인 군산시장을 거처 도지사에 도전한 다음 더 큰 정치를 하려 했으나, 지역 위원장인 국회의원 견제로 실패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즉 지역 국회의원들의 비겁한 정치 현실적 작태에 처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노무현 대통령 정부 초기인 2003년 8월 금융결제원 상임감사로 기용되어 3년의 임기를 대가없이 마친 뒤 군산신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여 역시 대표이사 사장 2년 부회장 1년을 마쳤다.
그 후 군산시장에 재도전준비를 하자는 주위 지인들의 권유로 준비를 했다. 1년이 지날 무렵 당시 문동신 시장과 지역 위원장인 강봉균 국회의원이 서울에서 모종의 썸싱이 이루어졌다는 정보를 입수, 군산의 앞날이 캄캄하다는 판단 아래 정치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불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3선에 도전한다는 문 시장과 강 의원 간의 썸싱은 시중 여론과는 상관없이 둘만의 결탁으로 공천을 받도록 해주기로 한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을뿐더러 2기 공천과정에서도 2억을 준비하면 가능하다는 언질에도 거부를 했다.
그런 내가 공천을 받아 시장이 된다 해도 2억 짜리 시장이라는 사실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멍에가 얼마나 나 자신을 모독하는 짓이냐를 생각하면서 비열한 정치를 않게다는 다짐으로 불출마회견을 한 것이다.
나는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다. 1986년부터 수필집, 에세이집 등 책을 발행하면서 글을 써온 나로서는 새로운 가치관 정립이 필요했다. 1986년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이 되어있어 문단 생활을 하고자 하는 데는 오히려 ‘남은 여생은, 글과 함께’라는 목표 아래 문인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원로문인들이 군산문인협회 위기를 내 놓으며 회장을 맡아달라는 적극적 권유를 받아들여 취임한다.
시장은 실패 했지만 문학을 통해 군산의 생동하는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것 또한 군산발전의 하나라는 판단 아래 수용한 것이다.
회장이 되면서 ‘군산문학을 세계로’라는 슬로건 아래 군산문인협회보 발행, 군산문학상 제정(지금의 신무군산문학상), 중국 양주작가협회와의 문학교류체결, 흐트러진 회원의 결집 등 새로운 면모를 세워 연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나의 아호인 청암문학상을 제정, 전북문인 1명씩을 선정, 수상자에 상패와 창작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인 운영을 해오고 있다.
특히 군산중앙고등학교 후배인 고행준 해외관광 사장이 행사비 전액을 지원해주고 있어 청암문학상의 미래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1986-2023년 현재 수필집 등 11권, 시집 6권 등 16권의 문집을 발행하는 나름의 문단역사를 쌓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53회로 끝을 맺는 ‘김철규 시대상의 시각’을 열독 해주신 군산신문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전성룡 편집국장 등 편집진용에도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부족한 부분과 모순은 2024년 중 한권의 책으로 발행할 때 충분한 수정 보완을 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