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에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 등장하는 성폭력 피해자가 남긴 말이다.
이 영화는 남학생들의 성폭력으로 하나뿐인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사실이다.
영화는 실제 2004년 밀양의 한 여중생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다.
청소년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데다 미성년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폭로해 당시 전 국민들의 경악과 분노를 샀다.
갈수록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이 심각해지고 있어 이제는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군산은 어떨까?
◇성폭력 피해자 연령 낮아져
지난해 군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전체 87건(여성 83명/남성 4명)으로 나타났다.
군산지역은 한 해 평균 100여 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과는 군산성폭력상담소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관내 상담 방문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사실상 성폭력 피해자의 상당수가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신고를 꺼린다는 점에서 그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령별로는 성인 36명(41%), 청소년 37명(42%), 어린이 12명(15%), 유아 1명(1%), 미파악 1명(1%)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성인보다 19세 미만 청소년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
전체 건수 중 57%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는 사람 81명(93%), 모르는 사람 6명(7%)의 분포를 보여 성폭력 가해자 90% 이상이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아는 사람인 경우, 동급생 혹은 선후배가 26명(30%)으로 가장 많고 근친 17명(20%)이 그 뒤를 잇는다.
◇상처…그러나 여전히 노출된 학생들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피해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어른들의 침묵으로 인해 평생 상처를 안고 산다는 것.
학생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상담, 신고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성폭력에 관한 뿌리 깊은 통념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산에서도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당하지 못한 채 그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꽤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가해자가 자기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고 후 보복이 두렵거나 소문과 왕따에 대한 두려움, 성폭력 피해자라며 손가락질 받는 따가운 시선은 아이들을 두 번 울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학생들이 성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최근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따르면 군산시 성범죄자는 총 19여명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나운동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동 3명, 미장동 3명, 조촌동 2명, 신풍동 2명, 오식도동 2명, 금광동 1명 등이다.
특히 일부는 초중고 등 학교 근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이 여전히 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치유돼야
청소년 등 성폭력의 감소와 근절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아동 및 청소년 인권에 대한 낮은 인식과 지역사회복지의 미비로 가족, 학교, 지역사회의 무관심과 위기지원체계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채 생활하다가 발생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과 지방자치단체, 학교, 경찰,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위기안전망 구축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어린시절 성폭력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가 성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피해자에 대한 세밀하고 실질적인 치유 매뉴얼 등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김혜영 군산성폭력상담소장은 “성폭력 피해가 2차, 3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사자와 그 가족을 위한 상담 및 심리적, 법률적, 의료적 지원을 하는 만큼 숨기지 말고 필히 도움을 받으러 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본인 스스로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정신 및 심리치료 등을 지원받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신속히 복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