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무공(徒勞無功)’
온갖 애를 썼으나 아무런 보람이 없다는 의미다.
새만금 1·2호 방조제를 바라보는 군산시가 딱 그 입장이 됐다.
그동안 막대한 비용을 들며 이곳 일대에 대한 청소 및 방역, 제설, 의료 등 각종 행정서비스를 제공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관할권은 김제와 부안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뒤통수를 맞은 군산시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의 결정 속에 이 사안이 결국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군산시가 향후 새로운 반전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1·2호 방조제의 진정한 주인은 누가될지 주목되고 있다.
김제·부안에 손들어 준 ‘중분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1·2호 방조제 구간의 관할권이 부안과 김제로 각각 정해졌다.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홍정선)은 지난 26일 제5차 중분위를 열고 인접 지자체간에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 1·2호 구간의 관할구역을 결정했다.
이날 결정된 내용에 따르면 새만금 1호 방조제 구간(4.7km)은 부안군으로, 새만금 2호 방조제 구간(9.9km)은 김제시 관할로 귀속하기로 각각 의결했다.
홍정선 위원장은 “새만금 1·2호 방조제의 귀속 지방자치단체를 결정함에 있어 국토의 효율적 이용, 행정효율성, 주민편의, 역사성, 경계구분의 명확성과 용이성, 그리고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 최근의 결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군산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3·4호 방조제와 달리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1월 대법원은 새만금 3·4호 방조제 대한 행정관할권을 놓고 군산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군산시는 1·2호 방조제도 법원의 같은 법리가 적용돼 관할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결국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중분위 결정은 자치권 침해(?)
문동신 시장은 27일 중분위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군산시가 지난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이후 100여년 간 성실히 행사해 오던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의 본질을 명백히 훼손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군산시가 이렇게 단호한 배경은 뭘까.
먼저 새만금 1호 방조제 일부 구간과 2호 방조제는 이미 법령에 의해 군산시 행정구역인 가력도와 신시도를 연결해 조성된 것으로, 2호 방조제 상당 부분은 군산시 행정구역인 신시도 관할지역이라는 것.
즉, 중분위가 기존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내린 결정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더욱이 군산시는 그동안 행정구역에 대한 불합리한 논란 속에도 가력도까지 전기 및 도로, 교통, 상수도 등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다.
따라서 그 동안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따라 충실히 관리해 온 군산시로 (새만금 1․ 2호 방조제가) 귀속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새만금 방조제 도로 임시개통 운영 관리지침’에 따라 방조제 전체 33.9km 중 32.2km를 직접 관리했다.
시 관계자는 “새만금 1·2호 방조제 구간 외측의 신시도와 비안도, 두리도 등의 도서지역과 해역 대부분은 실제 행정구역상 군산시 관할이며, 주민들의 생활권과 경제활동 기반 역시 군산시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관계자는 “기존 관할의 역사성이나 행정권한의 행사연혁, 주민의 생활권 등의 실질적인 요소들은 고려하지 않고 행정구역 귀속만을 주장하는 것은 단지 매립지를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한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중분위의 결정은 1호 방조제 종점부이면서 2호 방조제 시점부인 가력도만을 군산시 행정구역으로 고립시킨 채 1·2호 방조제를 각기 다른 지자체로 귀속시킨 꼴이 됐다.
한편 중분위는 지난 2010년 10월 새만금 3·4호 방조제 귀속 결정 당시 “방조제를 따라 서로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구간별로 번갈아 관할하게 되면 주민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의결을 제시한 바 있어 이번 결정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산시 강력 대처 예고
기대와 다른 결과물을 받은 군산시는 중분위의 잘못된 결정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각오다.
시는 “대법원에 제소,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청구,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치권을 사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분위의 결정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가 가능하다.
따라서 시는 빠른 시일내에 사실적․법률적 검토를 마치고 대법원과 헌재에 소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문 시장은 “중분위 결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군산 시민과 함께 결사항전의 자세로 법령이 부여해 준 자치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