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후원 손길 점차 줄어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헌장>”
흔히 어린이를 ‘나라의 보배’라 한다.
우리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주역이라는 의미다.
정부에서는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하고 어린이의 존엄성과 지위향상을 위해 이를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외침에도 소외받고, 학대받고, 고통에 짓눌리는 어린이들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 것이 현 주소다.
어른들의 잔인함과 무관심 속에 그늘 속 어린이들은 오늘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이의 영혼까지 죽이는 아동학대
교육을 목적으로 정당한 체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이 결부된 지나친 체벌 및 아동학대 행위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아동 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한 폭력,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을 말하며, 신체·정서·성(性)·방임 및 유기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군산에서도 아동학대는 해마다 평균 150건 이상 발생하는 등 많은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신고는 모두 164건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체학대 4건, 정서학대 25건, 성학대 22건, 방임·유기학대가 35건, 기타 78건 등이다.
지난 2014년에는 166건의 피해가 일어났다.
신고 된 건수 외에 이보다 훨씬 많은 아동들이 신체, 정신적, 성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아동학대가 무서운 건 어릴 때 받은 학대의 상처와 고통이 커서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
한 대학병원의 연구결과에서도 성폭행이나 신체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상당수는 치료 후에도 중증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아동의 상당수가 사회적·직업적 기능에서 대인기피증 등 어려움을 겪을 정도의 정신과적 질환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연구의 결과.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피해아동의 경우 대부분이 향후 직업을 갖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불안감과 공포심을 갖게 돼 어른이 돼서도 피해를 보는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부 김지영(35) 씨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어른들이 ‘훈육’과 ‘아동학대’의 차이점을 인식하며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아동들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보호에 앞장설 때”라고 말했다.
한편 3년간 전국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3년 6,796건, 2014년 9,823건, 2015년 1만6,650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87%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80% 이상이 부모에 의한 학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날이 더 외로운 아이들
“어린이날이지만 기부와 후원의 손길은 점점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아동복지시설에 기부를 통한 따뜻한 손길이 점차 줄고 있다.
군산지역은 모세스영아원, 일맥원, 구세군 군산후생원, 삼성애육원 등 총 13곳의 아동복지시설이 있다.
이 중 한 시설은 2014년 401건의 후원금과 878건의 후원물품이 있었지만, 지난 해에는 364건의 후원금과 641건의 후원물품에 머물렀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도 81건의 후원금과 149건의 후원 물품에 그쳤다.
이곳 시설 관계자는 “경기 불황 때문인지 기업은 물론 개인 후원자들도 만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아이들을 향한 기부의 손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각박한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웃고 즐거워야 하는 어린이날이 복지시설 아동들에겐 오히려 더 쓸쓸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린이 행복, 어른들이 찾아주자
아동피해 아동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부모가 가장 많고 이어 친인척, 이웃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 건수가 1만 건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학대의 가해자 중 친부모가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일부 부모의 잘못된 친권으로 인해 어린이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녀를 때리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는 사회적 분위가가 여전히 팽배한 가운데 일부 부모들은 자신보다 약자인 아이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폭력성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탓에 피해아동 보호·치료는 물론 가해부모나 가족구성원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및 상담, 교육, 정신치료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확산하는 것 또한 절실하다.
군산의 경우에도 턱없이 부족한 아동학대 예방센터를 설치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과 개입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아동학대 의무신고자에 대한 안전보장 보완이 필요하고, 아동학대를 개인의 가정문제가 아닌 범죄로 인식해 적극적인 신고참여와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와함께 소외시설에 대한 온기와 나눔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노력도 시급하다.
심희옥 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무관심 속에 소외되고 고통받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어른들이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가오는 어린이날을 맞아 많은 이들이 일회성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선뜻 도움을 청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