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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게 은파에 터 잡은 진포대첩 기념비

어떤 사건을 기념해 후세에 전하기 위해 세워지는 것이 바로 기념비(紀念碑)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6-06-27 09:59:4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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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속에서 사라지고 방치되는 상징물 재조명 필요목소리



                 <은파호수공원 진입로 인근에 방치되고 있는 진포대첩 기념비>
 
어떤 사건을 기념, 후세에 전하기 위해 세워지는 것이 바로 기념비(紀念碑)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석비에 기록함으로서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상황이 맞지 않거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오히려 반감만 극대화시키는 꼴이 된다.

 

은파 호수공원 진입로에 있는 한 기념비가 그렇다.

 

쳐다보는 이들마다 “생뚱맞다”고 한마디씩 거든다.

 

이처럼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기념비는 바로 ‘진포대첩지’.

 

물론 이 (기념비의)존재를 아는 시민들이 드물다는 것도 문제다.

 

“이곳 진포(鎭浦)는 고려 때 곡창 호남지방의 곡식을 서울로 행상 운반하던 요충지로 왜구의 노략질이 심하였던 곳이다. 고려 우왕(禑王) 6년(1380) 8월 왜구가 병선 500여척을 이끌고 이곳을 침입하였을 때, 화통도감 제조관 최무선(崔茂宣)장군이 발명한 화약, 화포, 화통 등 화약 무기를 실은 병선 100여척으로 왜구를 물리쳐 크게 승리한 대첩지(大捷地)이다”



이곳 기념비에 쓰여 있는 글귀다.

 

진포대첩은 1930년 고려 수군이 처음으로 화약 무기를 사용해 왜구를 크게 무찌른 해전이다.

 

우리군의 우수함과 동시에 역사적 교훈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기념비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으나 문제는 번지수가 잘못됐다.

 

진포대첩의 경우 고려 말 진포구라 불리는 곳은 금강하구 일원을 배경으로 일어난 전투이기 때문이다.

 

당시 해전 기지로 삼은 곳 역시 만경현에 속해 있던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다.

 

하지만 이 기념비는 엉뚱하게도 수 킬로미터 떨어진 은파호수공원에서 낡고 초라하게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숭고한 선조들의 정신을 고취시키기는커녕 위치와 상징성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을 향해 민족의 긍지를 운운하고 있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989년에 제작된 이 기념비는 다른 의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군산의 대표 관광지인 은파 호수공원에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같은 잘못된 출발로 인해 현장과 괴리감이 느껴지면서 역사적 장소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시민 박모(40)씨는 ”자칫 진포대첩과 은파가 크게 연관돼 있는 것처럼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며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50)씨도 “진포대첩 기념비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기념비만 세우면 끝나는 것인지 그저 아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양규 전 군산문화원장(향토학사)은 “당시에는 장소를 떠나 진포대첩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진포대첩 기념비를 역사적 현장에 맞게 옳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월명공원 산자락에 위치한 채만식 문학비도 과연 위치가 타탕한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84년에 만들어진 비문에는 채만식 일대기가 자세하게 적혀 있는 가운데 상직적인 의미도,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를 아는 이들은 드물다.

 

지역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채만식 문학비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며 “(있다면) 이제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군산의 근대 무대로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놨다.

 

군산의 기념비와 기념탑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 채 시민들 사이에서 혼란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건 아닌지 재조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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