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 서남쪽 약 50km 해상에 위치한 선유도는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말도 등 고군산군도의 중심부에 자리한 섬이다.
신선 ‘선(仙)’에 놀‘유(遊)’를 쓰는데, 신선이 노닐던 섬이란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을 정도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선유 8경 등 아름다움을 간직한 선유도 길이 마침내 뚫렸다.
새만금방조제~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잇는 총 8.77km 왕복 2차선인 고군산 연결도로가 지난달 28일 완전 개통된 것.
이번 개통으로 배로 90분이 걸리던 선유도 가는 길이 이젠 45분 내외로 줄게 됐다.
고군산연결도로가 전면 개통되면서 고군산군도의 비경을 보러 온 관광객들도 크게 늘고 있다. 이 중 절반이상이 선유도를 찾는다.
새해 첫날 고군산 연결도로를 찾은 차량은 8323대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31일에는 6586대, 30일에는 5726대가 각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에는 1000대 이상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가 선유도를 필수 코스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선유도 교통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평일 고군산연결도로의 경우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선유도 내부만큼은 예외다.
개통 후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가 섞여 큰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찾은 선유도 역시 도로에 교통정리를 도울 인력이 배치되긴 했지만 좁은 도로에 차량과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위험한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장자도에서 선유도로 진입하는 도로(일반통행)는 폭이 좁은데다 차량들이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와 함께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주변의 공터 부지에 임시 주차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주차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보행자 통로도 확보되지 않아 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었다.
차량에 이동공간을 빼긴 관광객들이 난관을 넘어 바다 스탠드 쪽으로 걸어가거나 통행 차량을 요리저리 피하면서 아찔하게 발걸음을 옳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 왔다는 관광객 박모(50)씨는 “경치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교통 및 주차 등 시설면에서는 낙제점”이라며 “보행자 통로가 없으니 걸어 다니기가 무서웠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객 김모(여·38)씨도 “개통에 따라 접근성이 용이해지긴 했지만 중요한 건 안전”이라며 “선유도는 사람보다 차가 먼저 인거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관광객들의 이용 수단인 전기차도 교통대란 및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곳 일부 주민들은 전기차를 운영하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규모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관광객들이 직접 운전하는 전기차가 섬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면서 교통 혼잡 야기는 물론 진입차량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선유도 등이 서해 보물섬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전에 사고 및 교통난,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관광객들의 신뢰와 이미지 훼손이 먼저 우려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원활한 차량 통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개통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 김모(40)씨는 “선유도 도로가 좁아서 개통부터 교통 걱정이 많았는데 도로망은 물론 주차장부터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곳 도로 및 보행로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시 측은 “연휴 기간 등 정체해소에 적극 나섰지만 밀려드는 차량을 모두 통제하지 못했다”며 “관광객 등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시는 현재 선유도 내부관광로 개설공사를 추진한고 있다.
시는 총 160억원(국비 128억원, 지방비 32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1년까지 1~3공구로 나눠 총 2.49km를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부 관광로가 조성되면 일단 선유도에서 발생되는 교통혼잡 등을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군산시의회(의장 박정희)는 2일 고군산군도연결도로 전면 개통에 따른 안전 상태를 파악하고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해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고군산군도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천혜의 도서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관광객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나 편의시설, 주차공간 부족 등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관광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을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응급의료체계 구축이 부족하며, 공사를 끝내고 도로 곳곳에 방치된 건축 폐기물들이 위험해 보인다며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정희 의장은 “고군산군도연결도로 개통은 군산시가 국제관광도시로서 또 한번의 전기를 마련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지역관광자원 개발과 치밀하고 세심한 관광객 유치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