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분진이 웬말이냐”
성산면 산곡리 마을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다.
성산면 주민들이 단단히 뿔났다. 마을 한복판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칵 뒤집혀 진 것.
군산시에 따르면 A업체가 최근 성산면 산곡리 227번지 일부 부지에 레미콘 공장 건립을 위한 설립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이곳은 내달 착공에 들어가 올해 안으로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산곡리는 4개 마을(작촌, 산곡, 산남, 구작)로 나눠져 있으며 총 24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마을은 산으로 둘러쌓여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으며, 원주민들과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 직장인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을 주변에는 친환경 단지가 조성돼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군산시 학교급식공급센터가 지난 2012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이곳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현재 관내 초・중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친환경농산물을 납품하고 있으며,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깐치멀정보화마을 역시 교육농장, 녹색농촌체험마을, 팜스테이 등 각종 농촌체험과 계절별 먹을거리 체험을 통해 도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마을 중심에 기존 대형 벽돌공장에 이어 레미콘 공장까지 건립된다는 말에 하루 하루 주민들의 근심만 쌓여가고 있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 학생들의 건강권과 생존권 등이 직결된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공장이 추가로 들어서면 마을 전체가 분진 및 소음은 물론 대형 차량 등으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밖에 없다”며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헌익 깐치멀정보화마을 위원장은 “산곡리 마을의 경우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곳인데 레미콘 업체가 오면 황폐화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분진이 마을 전체를 뒤덮을 것”이라며 “친환경·유기농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고 결국 생존권까지 위협 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김모씨 역시 “숨 쉴 때마다 그 먼지를 흡입할 수밖에 없다”며 “레미콘 공장이 절대 마을을 점령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씨도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면 대형 차량들이 좁은 도로를 오가고 할 것 아니냐”며 “이로 인한 사고 위험도 커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곳 마을에 새 보금자리를 튼 한 주민도 “마을이 깨끗해서 이사를 오게 됐다”며 “그러나 불과 몇 십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고 하니 황당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벽돌공장 외에)더 이상 공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군산시에 민원 제기와 함께 향후 해당업체가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천막농성 등 강력한을 예고했다.
시 관계자는 “업체의 승인 신청이 온 상태”라며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