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리 벚꽃 길을 아시나요.’지난 1908년 개통한 전군도로 번영로(전주~군산‧26번 국도)는 ‘전국 최초 포장도로’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 때 벚꽃 길로 큰 명성을 떨친 곳이다.번영로 40㎞길 양옆에 벚꽃나무가 식재되면서 아름다운 터널이 형성됐고 해마다 봄철만 되면 이를 보기 위한 상춘객들로 북적이는 지역 대표 명소였다.단순한 도로 기능을 넘어 관광과 문화가 공존하는 장소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 때문에 ‘전군도로 또는 26번 국도’라는 명칭보다 ‘100리 벚꽃길’라는 말이 더욱 친숙하게 사용됐다.하지만 지금은 그 화려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장관을 이루던 벚꽃터널도 없어졌다. 2000년 전후로 축제는 중단됐고 관광객 발길도 끊겼다.그리고 ‘100리 벚꽃길’이라는 수식어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졌다.현재 이 구간에 남아 있는 왕벚나무는 총 4500여주.처음 식재된 지난 1975년대와 비교하면 2000여주가 줄었고 그나마 있는 왕벚나무의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이유는 관리소홀 및 도로 확포장 공사, 겨울철 염화칼슘 살포로 인한 생육불량 등이 맞물린 탓이다. 군산과 전북의 아름다운 대명사였던 ‘100리 벚꽃길’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전북도가 이 벚꽃길을 복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도는 총 30억원 투자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번영로(전주 반월동~군산 팔마광장)의 왕벚나무 가로수를 정비할 계획이다.벚꽃 터널을 만들어 옛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게 도의 복안이다.먼저 도는 올해 6억원을 들여 상태가 불량한 수목부터 연차적으로 교체하는 한편 상태가 양호한 수목에 대해서도 토양개량 등 생육환경을 개선해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특히 전주와 군산, 익산, 김제 등 해당 4개의 시가 긴밀히 협의해 수목 규격 및 시공방법 등을 통일키로 했다. 이와함께 주변 문화·역사 경관을 새롭게 조성하는 한편 마라톤이나 사이클 등 국제스포츠대회 유치도 검토할 예정이다.양정기 도청 산림녹지과장은“번영로 벚꽃길을 찾는 이용객들이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군산시도 100리 벚꽃길 복원을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100길 절반에 달하는 구간이 군산에 걸쳐 있을 뿐 아니라 여전히 은파호수공원, 월명체육관 등에 화려한 벚꽃 수종이 남아 연계 관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특히 이 사업은 문동신 시장 민선 6기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문 시장은 선거 당시 전군도로를 관광도로화로 추진하고, 대야~개정 구간을 확․ 포장해 벚꽃을 심는 등 벚꽃 100리길 복원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역사적 의미와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전군가도의 벚꽃 길이 지역 관광과 연계해 새롭게 조성되면 관광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 구간에 벚꽃이 심어진 시기는 지난 1975년 이후로 파악되고 있다.전북 출신 재일교포들이 고향에 기탁한 성금(700만원)으로 벚나무 가로수 길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전군도로에는 포플러나무 등이 심어져 있었다. 시민 김모(50)씨는 “100리 벚꽃길이 한 때 도내 대표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만큼 상춘객들이 옛 향수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