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을 10년 넘게 다니던 A씨는 요즘 무력감에 빠졌다. 그는 일단 희망퇴직보다 남기로 결정했지만 회사 폐쇄 결정에 따라 5월 이후의 거취가 보장돼 있지 않으면서 혼란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그는 “현실이 그저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대안도 없고해서 무조건 기다리고 있다”며 “요즘 (회사와 관련된) 뉴스를 검색하는 일이 일상이 되버렸다”고 말했다.이어 “생이 참 허무하고 의미 없게 느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또 다른 근로자는 “희망퇴직을 신청하긴 했지만 막상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하루하루가 고민스럽고 힘겹다”고 말했다.이 같은 고민은 비단 이 직원들뿐일까.갑작스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사태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심리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최근 한국 GM 군산공장 희망퇴직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숨진 이 남성은 한국GM 군산공장에서 20년 넘게 생산직으로 근무했으며,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5월 희망퇴직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퇴직에 따른 불안감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한국 GM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군산공장 근로자 중 1000여명이 퇴직서를 제출했고 남은 인력도 6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희망퇴직을 안한 근로자는 부평·창원 공장으로 분산 배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실정이다.그러나보니 남는 자나 떠나는 자 모두 막막한 미래와 가장으로서 생계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함이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정신적 고통도 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특히 정부를 비롯해 전북도나 군산시가 내놓은 지원책이 대부분 일자리 상담이나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에 맞춰져 있다 보니 정작 고통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은 방치되는 듯한 모습이다.따라서 제 2의, 제 3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근로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시민 김모(55)씨는 “어찌됐건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태로 가장 힘든 사람들은 당사자들이 아니겠냐”며 “극단적인 선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심리지원 및 프로그램이 세심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희망퇴직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에 나선 박정희 시의회 의장은 “한 순간에 직장을 잃은 군산공장 직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며 “이들의 상처가 덧나서 근로자나 가족들까지 우울과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심리 치료와 상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