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 속담인 이 구절은 불완전한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가족 뿐만이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학업 스트레스, 어려운 형편에 놓인 학생들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은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선뜻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파악해 도움을 주고, 상급학교로 올라가기 전 자립심을 길러주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문화초등학교 김경숙(53) 교육복지사의 사명이다.
교육복지사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중점학교 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지원을 위한 활동, 학생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자원의 연계·활용, 학부모 및 교사 협력, 사업계획의 수립 및 운영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김경숙 교육복지사는 직접 발로 뛰고 학생들과 교감한다.
주어진 업무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이로 통한다.
김 교육복지사는 2006년 군산에서 교육복지사업이 처음 시작됐을 때 서초등학교에서 방과후 교사로 근무했다.
서초등학교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지냈다. 이어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해 구암초, 문화초등학교에서 교육복지사로 활동해 왔다.
김 교육복지사가 재직한 학교들의 경우, 원도심 및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기초수급가정, 한부모 및 조부모, 다문화, 아동복지시설 수용 등 다양한 유형의 학생들이 많았다.
생계의 이유로 자영업,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자녀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김 교육복지사와 교직원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학생들과 위기가정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위기가정 학생들에겐 적응이 필요했다. 일대일 상담, 사례관리를 통해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형 지원을 펼쳤다.
그러기 위해선 교사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알아야 했다.
월 1회 담임교사와 사제동행을 실시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었으며, 가정방문 및 상담 등으로 학생들 개개인이 놓인 상황을 파악했다.
누락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폈다. 처음엔 상담을 거부했던 학부모들도 김 교육복지사가 진심을 보이니 마음의 문을 열고 반겼다.
학생들 스스로 자원봉사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도 가르쳤다. 구암초에서는 ‘은가비’, 문화초에선 ‘하큰’이 결성됐다. 학생들이 직접 동아리 이름을 짓고 봉사활동, 일지 등을 작성하며 자주성을 배우는 것이다.
올해 4월부터는 아침을 굶는 학생들을 위해 월드비전 후원으로 ‘아침머꼬 조식지원사업’을 진행한다. 군산에서는 문화초를 비롯한 3곳이 운영된다. 김 교육복지사는 30분 일찍 출근하지만 아이들의 배고픔을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절로 난단다.
“학생들이 뭐라도 스스로 하려고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어느 학생도 차별받지 않아야 해요. 그것을 막기 위해선 학교 구성원들과 지역사회 모든 어른들이 도와줘야 해요”
김 교육복지사는 “이 일을 하며 얻게 되는 수고로움도 있지만 학생들이 잘 자랄 수 있다면 이정도의 수고로움은 감사할 따름이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넓은 세상에 나가기 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의 어른들과 손 잡고 열심히 맡은 일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