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전여전(母傳女傳).
딸의 성격이나 생활 습관 따위가 어머니부터 대물림된 것처럼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이다.
신은자(44) 씨와 딸 노소현(10) 양은 '요리'라는 공통분모로 각자의 영역에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가는 모녀다.
모녀의 일상은 신 씨가 운영 중인 요리학원에서 시작된다.
문화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소현 양은 학교가 끝나면 엄마의 학원으로 달려간다. 소현 양의 주특기는 바로 ‘카빙’.
작고 예리해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운 카빙 칼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사실 소현 양은 국내 최연소 카빙소녀로 잘 알려져 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요리학원에서 수강하는 언니, 오빠들을 접했기 때문에 9살 어린 나이에 카빙을 시작했다.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칼에 대한 공포감도 덜한 편이었다.
손재주에 재능이 있어 금방 따라붙었다. 결국 신 씨의 지인이 요리대회 참가를 권유했고,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7 막걸리아리랑 김치쓰리랑 문화축제 푸드카빙경연대회 대상, 2017 전주비빔밥축제 제9회 전국요리경연대회 은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 20일 열린 대한민국 국제요리 제과 경연대회에서는 유일한 초등생 참가자로 출전해 쟁쟁한 어른 참가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은상을 거머쥐었다.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식재료를 조각하는 당찬 모습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소현 양의 화려한 수상 배경에는 엄마 신은자 씨를 빼 놓을 수 없다.
신 씨는 군산 1호 조리기능장.
30살 늦은 나이에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모든 요리의 기본이 칼질이듯 신 씨도 기초부터 천천히 다져 나갔다.
그래서 일까. 주 전공은 한식, 복어요리지만 카빙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신 씨는 지난 2016년 열린 전주비빔밥축제 제8회 요리경연대회에서 카빙부문 금상, 2016 WACS코리아푸드트렌드페어 푸드카빙부문 은상, 2016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전주비빔밥축제 제9회 전국요리경연대회 조각부문 은상을 수상했으며, 국제푸드카빙협회에서 푸드카빙 지도사 외 자격검정 운영에 대한 이사(자문위원, 심사위원)로 위촉됐다.
올해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임기의 사)한국조리협회 상임이사로 위촉받았다.
수상 경력도 모전여전이다.
지난해 열린 사단법인 한국중찬문화교류협회가 주최하는 2017 국제마스터셰프 요리대회에서 모녀가 함께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대회에서 신 씨는 카빙대회 금상, 소현 양은 동상을 수상했다.
소현 양은 “보기 좋고 먹기 좋은 요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내가 잘 할 때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칭찬하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엄마에게 본격적인 요리를 배울 예정이라는 소현양의 장래희망은 요리사.
하지만 신 씨는 딸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길 바란다.
신 씨는 “요리사의 길이 힘든 걸 알지만 그게 소현이의 꿈이라면 적극적으로 응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회를 통해 넓고 큰 세상을 배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요리를 통해 자신들의 커리어를 쌓아 가는 신은자 씨와 노소현 양의 작은 움직임이 지역을 환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