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은 말 그대로 자연의 빛깔을 재현하는 일입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우리 고유의 것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내츄럴에코협동조합 이혜숙 대표(59)의 포부다.
이 대표의 직책은 한복디자이너, 전통규방공예가, 전통천연염색가, 원예치료사 등 수 없이 많다.
좋아하는 일을 향한 고집과 자부심이 만들어 낸 결과다.
“일찍이 엄마를 닮아 손재주가 좋았다”는 이 대표는 “혼자 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바느질을 좋아하고 잘 했던 이 대표는 옷을 만들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소녀였다.
한복이 좋아서 의상을 전공했고, 한복의 아름다운 색감은 이 대표가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되는 발판이 됐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천연염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전통 한복을 만들면서 한복의 은은한 색감에 빠져들었고, 2006년 천연 염색을 시작했다”면서 “이후 천연염색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5~6년간 무형문화재 선생님에게 사사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2010년에는 성산면에 학생들이 염색 및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체험농장에서 농촌체험, 천연염색, 자연주의 제품 생산, 농촌 관광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해 왔다”면서 “협동조합을 만든 건 지난 2015년으로 개인 사업자들이 천연염색, 자연주의 제품 생산, 판매에 뜻을 모아 설립했다”고 밝혔다.
내츄럴에코협동조합은 성산면 왕골로에 위치해 군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방문객들이 어렵게만 생각했던 천연염색을 알기 쉽고 편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해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황토를 비롯해 쪽, 감 등 자연 그대로를 취급한 천연염색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관광문화상품 개발도 선도한다”며 “사업으로는 한복, 천연염색, 디퓨저, 방향제, 천연 샴푸 등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것들이 천연염색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한복 디자이너로서 염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부단한 공부와 연구, 주위의 도움과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조합을 만들게 됐다.
이어 이 대표는 “여러 제품을 만들긴 하지만 그래도 한복에 가장 애정이 간다”며 “제1회 규방공예 개인전을 비롯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개관 기념전, 군산근대역사박물관 한복 패션쇼 등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광복절을 맞아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근대 의상 60여벌을 선보였다.
근대기 생활한복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근대의상, 군산영명학교・멜본딘여학교・이화학당・정동여학당・숭의여학교 등 근대기의 다양한 교복과 어린이~성인까지의 의복을 다채롭게 재현했다.
제작부터 염색까지 이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와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이 대표는 “손끝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일상은 나에게 늘 행복”이라며 “행복한 일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게 되는 기회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을 꾸준히 키워 경쟁력을 갖고, 뜻 있는 활동들을 이어 가며 우리 조합만의 특징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