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지역 내 전몰군경 미망인들을 살피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군산시지회 양성이(58) 지회장. 양 지회장은 넘치는 에너지로 500명 가까이 되는 회원들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어루만지며 상담, 케어, 봉사활동 등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외롭고 쓸쓸한 회원들을 케어하고 다달이 모여 친목을 다지는 일, 군경묘지 참배, 타지 견학 및 야유회를 갖는 일 등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17대 회장을 맡으며 7명의 회원으로 별도의 천사모임을 만들어 이웃 돕기에도 나섭니다” 전몰군경미망인회는 전몰, 순직한 군인들의 미망인들로 구성된 단체로, 연금을 받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평균 나이 75세 정도의 고령회원들이고, 연금 액수 또한 100만원 내외다. 이에 활동 제반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회원들과 틈틈이 저소득층 가정을 돕고, 매월 보훈회관에서 노래교실 및 건강문화강좌를 열기도 한다. 하지만 양 지회장이 주변을 살피기까지는 남 몰래 흘린 눈물이 가득했다. 지난 1992년 장교 남편이 부대에서 순직했기 때문이다. 양 지회장은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미망인이 됐다”며 “아들과 세상에 남겨진 슬픔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훈육을 잘 따랐고 초중고 시절 실장, 학생회장을 도맡아 할 정도로 바르게 성장했다.양 지회장은 “홀로된 나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열심히 버텼고, 어린 시절 아빠가 없음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았던 아들에게 감사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미망인이 된 지 26년이 흐른 지금. 양 지회장은 갖은 봉사활동을 하며 회원들을 살피고 있다.그래서일까 양 지회장이 받은 상만 해도 군산시장 상, 국회의원상, 전북도의회 의장상, 전북일보 보훈대상,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상, 중앙고등학교 장한 어머니상, 학생들 등굣길 안전계도와 취약지역 야간 순찰활동을 펼친 공로로 받은 경찰서장 감사패 등이 있다.사명감을 갖고 봉사를 실천하고자 한 마음가짐은 지금의 양 지회장의 밑거름이 됐다.양 지회장은 “세상의 편견으로 힘들어하지만 제대로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해 힘들어하는 회원들을 직접 치유하고 싶다”고 전했다.그리고 작은 소망도 덧붙였다. 회원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양 지회장은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따가운 눈초리도 많이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기죽지 않기 위해 더 당당해졌다”며 “어머니들이 남편을 잃은 공허함이 크겠지만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끼리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자존감 상승, 자아실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특히 나날이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노후를 보내는 어르신들의 주변을 돌아보는 등 복지 증진에도 앞장설 계획이다.“아직도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삼만리”라며 “언제든지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훈훈함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