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하빈(한국이름 박성심)씨 어렸을 때 모습
지난 1985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불과 3개월 만에 머나먼 이국땅에서 양부모와 함께 살아 온 서른 중반의 여성이 친부모를 찾고 있다.
미국 국적인 제니퍼 하빈(Jennifer Harbin․한국이름 박성심)씨는 지난 1985년 2월 군산시 미원동의 고려의원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친부모는 이미 4명의 딸이 있었고,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녀는 병원에 남겨졌다. 그해 5월 100일도 되지 않은 그녀는 고려의원의 의뢰로 홀트아동복지회를 거쳐 전주영아원에서 일시보호를 마치고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 루이지애나 보시에 시(Bossier City, Louisiana)의 한 백인가정으로 입양된 그녀는 자애로운 부모님과 두 명의 오빠와 함께 자랐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여느 미국인들과 다를 것 없이 생활했다. 다만, 한국이라는 곳과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서른이 넘는 나이에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에 그녀는 33살이 되던 지난 2018년 처음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생후 3개월 때 한국을 떠난 후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녀는 한국이 낯설다거나 이질적인 느낌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기보다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등 고국에 정취에 빠져 있다가 출국을 며칠 앞두고 친부모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친부모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미국에서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을 보냈던 그녀는 반드시 친부모와 네 자매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지난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박성심 씨는 “저의 생일은 2월 22일이며 새벽 2시에 태어났다고 아동권리보장원 등을 통해 알게 됐다. 하지만 제가 태어난 병원은 이제 해산물을 파는 식당으로 바뀌었고, 저 혼자서 친부모를 찾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에 어머니에게 이미 4명의 딸이 있었다고 들었으며, 친부모는 물론 이 세상 어딘가에 나도 네 명의 언니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더욱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마도 친부모와 네 자매도 저에 대한 그리움이 크리라 생각한다”면서 “2020년 군산에서 우리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간절함을 나타냈다.
지난 1985년 2월 군산시 미원동 고려의원에서 태어난 박성심 씨를 기억하거나, 친부모를 아는 분은 아동권리보장원(02-6943-2638)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