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군 활주로 빌려 쓰는 상황이어서 일방적인 폐쇄 통보에도 항의 못해
승객들의 편리한 이용과 안전을 위해서는 군산의 하늘길인 새만금국제공항이 조속히 건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국제공항 완공 전까지 부득이 미군활주로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불공정한 사안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최근 제주발 군산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10여분 늦게 군산공항에 착륙, 승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군산공항과 승객 등에 따르면 승객 140여 명을 태운 대한항공 KE1918편은 지난 4일 오후 1시 20분 제주에서 출발해 오후 2시 20분쯤 군산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여객기는 군산공항 상공을 선회하다 1시간 10여분만인 오후 3시 34분쯤 군산공항에 착륙할 수 있었다.
여객기는 도착 직전 활주로를 폐쇄한다는 미공군의 통보를 받고 한 시간 넘게 하늘을 떠돈 것이다. 미군전투기가 비상 착륙하면서 활주로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산공항 활주로는 한국 민항기와 미군전투기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미군이 군사훈련에 나서거나 그들이 판단할 때 비상상황일 경우 민항기 이착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군사구역이라는 이유로 활주로 이용에 대한 모든 사안은 사실상 미군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여객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착륙 지연 당시 미군 전투기가 활주로에 있던 모습을 봤지만, 이와 관련해 승객들은 착륙 지연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산공항을 관제하는 공항공사 등도 “미군에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유 등을 구체으로 알려주면 좋지만, 일방적으로 폐쇄하거나 비상상황 있어서 활주로를 이용 못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활주로 안전에 대한 정보조차 미군이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불평등함에도 지자체는 물론 정부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체결한 주한미군지위협정(Status Of Forces Agreement:SOFA)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강임준 시장은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민들이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게 군산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조속히 새만금국제공항이 건설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OFA로 인해 군산시와 전북도 등이 이 문제를 아무리 개선하려해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며 “정부와 정치권 등이 SOFA의 불평등한 사안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활주로를 이용하는 대가로 항공사와 전북도, 군산시는 해마다 평균 3억원의 착륙료를 미군에 지급하고 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