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에게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임대료 자율 인하운동’에 동참해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준 임대인이 있어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나운동에 위치한 영금상가에서 써니노래방을 운영하며, 입점한 18개 점포의 임대료를 지난 3월부터 50%를 감면해주고 있는 문성일(46) 대표다.
문 대표는 언론을 통해 ‘착한 임대료 자율 인하운동’을 알게 됐으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 판단돼 한시적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일에 동참하게 됐다.
그는 “이곳은 선친 때부터 2대째 임대관리하고 있는 건물로,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중요시 했던 선친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예전 그대로 받고 있던 중에 임대료 인하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출금과 생활비로 인해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포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웃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서 임대료 인하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영금상가 1층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홍진호(49) 사장은 “참 고맙죠.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데 선뜻 임대료를 인하해 줘 덕분에 잠깐이라도 숨통이 트였다”면서 “경기가 빨리 회복돼 걱정 없이 장사하며 문 대표처럼 이웃을 생각하고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시는 지난 3월부터 ‘착한 임대료 자율 인하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9일까지 88명의 임대인이 참여해 상가 임대료 전액 또는 일부(10~60%)를 감면해줘 7억700여만원의 임대료 인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공동체 분위기 형성과 고통분담을 위해 착한 임대료 자율 인하운동에 많은 임대인들이 동참하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원방안과 지원시기 등이 재조정 되거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인하한 임대료에 대한 보전을 내년까지 미루지 말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에 대해 올해 안에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는 등 현실에 맞는 지원이 이어졌다면 더 많은 참여가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문성일 대표는 “다들 어려운 시국에 가족 같은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자는 아내의 의견이 맞는 말이라 생각돼 동참하게 됐다”며 “옛 어르신들의 말처럼 역시 아내 말 잘 들어 해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마음에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