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재 위험성 높은 불법건축물 등의 정비 선행돼야
군산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옛 군산역 인근 역전시장에 대해 시설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케이드(arcade)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케이드는 아치형 등의 건축구조를 통해 우천 등의 기후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개방된 통로공간이다.
시는 이곳 역전시장에 폭 8m, 길이 210m의 아케이드를 설치해 상인과 고객 편의 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곳 역전시장은 기존 시설인 천막이 태풍 등으로 일부 날아간 상태며, 가연성 재질로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높고, 폭염 등으로 인한 상인과 이용객의 불편이 크다.
시에 따르면, 사업 추진에 앞서 지난해 이곳 상인 100%가 사업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에 빠르면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가능하면 연말 안에는 아케이드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으로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유관부서와 유관기관 등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역전시장의 경우 전체 98곳의 점포 중에 크고 작은 건축법을 위반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작게는 인도에 물건을 적치해 놓은 곳부터 아예 불법건축물을 지은 곳까지 다양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을 추진하는 군산시 추진부서와 유관부서는 물론 유관기관 등과 협의가 순조롭지 못하다. 특히 군산소방서의 경우 소방시설과 통로 등을 확보해야 허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곳 역전시장의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소방차 출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하지만, 워낙 협소해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오래된 건물과 불법건축물이 많은 관계로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시가 38억원의 예산을 들여 철도청 부지를 임대해 조성한 옛 역전시장 주차장과 접해 있는 주차장 부지에 상인들이 점포를 무단으로 확장, 화재와 안전에 취약하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한두 곳의 점포가 시장통이 아닌 주차장 쪽으로 작게는 15㎡에서 넓게는 30㎡가량의 불법건축물을 설치하더니, 이제는 스무 곳이 넘는 점포가 불법으로 점포를 확장해 영업을 하고 있다.
더욱이 상인들은 불법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차장 방향으로 출입문을 새롭게 만들고, 앞마당으로 사용하는 등 불법이 확산돼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주차장 일부도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곳의 불법건축물 대부분은 불이 잘 붙는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있어 한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건축물을 그대로 두고 수십억원을 들여 아케이드를 설치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초 이 사업에 긍정적이었던 상인 일부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역전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아케이드가 설치되려면 소방시설과 통로 등의 확보를 위한 공간마련이 선행돼야하지만, 가뜩이나 좁은 좌판 등이 뒤로 밀려 오히려 지금보다 영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은 상인과 이용객 모두를 위한 사업인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며 “아케이드 공사와 함께 소방과 안전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과 경쟁력 모두를 잡을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