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실한 청년창업가 조한빈 씨…‘게만남(게장 만드는 남자)’ 창업
“최고의 밥도둑으로 꼽히는 간장게장의 맛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무서운 맛입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꽃게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덩달아 가벼워진 지갑 때문에 선뜻 먹기가 겁나고, 너무 많은 한약재를 넣어 간장게장 본연의 맛을 해치는 경우가 있어서 망설여집니다. 근데 이곳 하제끝집 매실간장게장은 이러한 부담을 완전히 떨치고 맛에만 집중할 수 있어 찾을 때마다 만족 그 자체입니다.” 대전에 거주하는 김윤동 씨는 군산을 방문할 때마다 매실간장게장 맛에 이끌려 이곳 하제끝집(옥구읍 어은남 2길 17)을 찾는다.
하제끝집은 할머니 이연희 씨가 지난 30년 동안 건강함과 맛으로 승부하며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대표음식 매실간장게장은 할머니의 정직함과 노하우가 담겨 있으며, 아버지 조헌철 하제어촌계장이 해성호를 타고 직접 잡아온 꽃게로 담근다. 할머니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들 조한빈(군산대 4년) 씨가 올해부터 ‘게만남(게장 만드는 남자)’이라는 이름을 걸고 함께 하고 있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 한편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포장과 온라인 판매를 하는 건실한 청년창업가인 셈이다. 할머니와 아버지의 도움이 가장 크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족이 만든 맛있는 먹거리를 선보이고 싶어서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그 결과 할머니와 아버지, 아들 삼대가 매실간장게장을 함께 만들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 하제끝집에서 맛볼 수 있는 간장게장은 다른 곳과 차별되는 맛이 있다. 그 핵심은 다름 아닌 매실이다. 많은 식당 등에서 간장게장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을 많은 쓰는 부분이 꽃게 특유의 비린내를 잡는 일이다. 물론 원물이 싱싱하면 상대적으로 비린내가 적지만, 갑각류의 독특한 향 때문에 간장게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비린내를 잡기 위해 한약재를 사용해 꽃게 특유의 향까지 덮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곳 하제끝집에서는 직접 담근 수제간장과 매실로 비린내를 잡고 맛은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거기에다 아버지 조헌철 하제어촌계장이 직접 해성호에서 낚은 꽃게를 이용하고 있어 말 그대로 맛과 신선함은 물론이고 착한가격까지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매년 꽃게 값이 오르면서 꽃게전문식당 등에서 간장게장의 가격이 1kg에 10만원가까이 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착한가격에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곳과는 다른 제조법에 많은 고객들이 만족감을 나타내며 두터운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 등에서는 미리 많은 양을 만들어 냉동 또는 냉장한 후에 판매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수제간장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만들고 있어 꽃게 특유의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창업가 조한빈 씨는 “아버지께서 직접 잡아오신 꽃게에 할머니께서 직접 기르신 유기농 농산물과 수제간장의 조화가 하제끝집 매실간장게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가족에게는 이런 정성과 노고를 보답 받게 하는 일인 동시에, 고객들에게는 진심이 담긴 정성스런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저는 ‘바다가 자원이고, 전통과 가족이 경쟁력’이라는 마음으로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자연에 대한 숭고한 마음으로 매실간장게장을 만들고 있다”며 자부심과 함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