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마스크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과 군산의 경우도 별반 다른 상황이 아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마스크 생산이 공급포화와 함께 판매마진이 줄어든 데다, 매출도 떨어지고 있어 마스크 공장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 마스크 공장은 지난 2월 코로나 사태 후 6개월 만에 380곳에서 1,090곳으로 급증해 하루 마스크 생산량만 8,000만개에 이르고 있다.
전북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전북에는 모두 66곳의 마스크 생산공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군산에는 9월말 모두 11곳의 마스크 생산공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 가동 중인 곳은 6곳이며, 가동을 준비 중인 곳이 5곳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상황으로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마스크가 수요보다 공급이 월등하게 많다는 점이다. 전북 전체로는 하루 626만장의 마스크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중 KF94와 KF80이 249만장, 덴탈마스크가 304만장, 면마스크가 8만장, 일회용이 15만장, 기타 8만장 등이 생산된다.
이중 군산에서는 5곳의 공장에서 KF94, KF-AD, 덴탈 마스크 등이 하루에 140만장 가량이 생산되고 있으며, 시설을 준비 중인 공장이 가동되면 그 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산의 A업체는 마스크 생산기계를 무려 150대나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어서, 통계적으로만 보면 이곳 하루 생산량만 해도 전북의 기존 생산량 전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업체와 공급과잉으로 당초 1개당 200~300원하던 이윤도 현재는 10~50원 정도로 폭락한 상황이다. 실제로 온라인쇼핑몰에서는 KF94가 500원 이하에 거래되기도 한다. 더욱이 부직포와 멜트블로운(MB) 필터 등 국산 원․부자재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장들의 어려움이 더하고 있다.
국내 마스크용 부직포 시장은 일본계 화학소재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60%, 유진그룹 산하 한일합섬이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이 딸리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 7월 공적 마스크 제도가 폐지되면서 1개당 1,500원에 팔리던 식약처 인증 마스크가 최근 반값 이하로 하락해 마스크 공급과잉과 인건비 부담 등이 마스크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최근 마스크 과잉공급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마스크 제조업체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지만, 업체의 어려움만 청취했을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체들은 ▲지방산단 내 섬유업종 입주제한 해제 ▲부직포․마스크필터 등 국내산 원부자재 수급 애로 해결 ▲판로 개척 ▲전북권 원․부자재 거래업체 지역할당 ▲공공기관 도내 마스크 우선구매 ▲마스크 조달 시 도내 제조업체 가산점 부여 ▲제조업체와 직접구매 추진 ▲전북신보를 통한 이행보증서 발급 등을 건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국내 마스크 생산은 포화상태에 있다”며 “해외 판로를 개척하지 않는 한 국내시장에서 마스크 공장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