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인접해 자생지 보전 노력 절실
멸종위기식물인 ‘청사조(靑蛇條)’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산월명공원에서만 자생하고 있지만, 자생지가 등산로와 매우 인접해 있고 개화율이 낮아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생육지 환경개선 등 보전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청사조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덩굴성 키작은나무(덩굴관목)로 가지와 줄기가 커가는 모습이 마치 푸른 뱀과 같다고 해서 ‘청사조’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특히 산림청에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할 만큼 희귀하고 멸종될 가능성이 높은 소중한 식물자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월명공원에만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또한 다른 나무나 물체를 타고 높이 5~7m까지 자라는 청사조의 잎은 어긋나게 자라 타원모양 또는 달걀모양으로 길이가 2~3cm이고, 표면에 8~9개의 뚜렷한 잎맥이 발달한다. 꽃은 7~8월에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원뿔모양꽃차례에 황록색으로 피며, 열매는 핵과(단단한 핵으로 싸여 있는 씨가 들어 있는 열매)로 이듬해 6~7월에 붉은색에서 흑색으로 익는다.
아울러 청사조는 맹아력(새로 싹이 트는 능력)이 강하고 자라나는 기세가 좋으며, 붉은색 열매가 아름다워 테라스와 정원을 조성하거나 울타리․스크린 등에 올려서 갖가지 형상으로 키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월명공원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청사조 자생지는 등산로와 매우 인접해 있고, 잡관목들과 경쟁에 밀려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며, 특히 숲이 울창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부적합한 생육조건으로 인해 개화결실이 불량한 상태다.
이에 전북도와 군산시는 국내 유일의 청사조 자생지 보전을 위한 연구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산림환경연구소(소장 황인옥)는 청사조 자생지 보전을 위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다양한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전북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과 6월, 자생지 내 잡관목들과 일부 키 큰 나무들을 제거하는 생육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해 청사조의 원활한 생장과 개화를 유도했으며, 꺾꽂이(삽목)를 통한 개체 증식에 성공해 향후 현지 내외 보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는 종자번식 및 조직배양을 통해 대량증식 체계를 확립하고, 월명공원 내 청사조 대체서식지를 발굴 확대해 유전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연차적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전북도와 군산시의 협력 강화를 통해 보호울타리, 안내판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희귀식물 청사조의 중요성을 홍보하며 이를 육성․보급해 자원화 할 수 있는 활용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황인옥 소장은 “청사조를 비롯한 도내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은 학술적․자원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으며 특히, 기후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북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해 전북도 내에 분포하는 희귀식물 100종(산림청 지정)을 수록한 ‘전북의 희귀식물 도감’을 발간했으며, 이중 독미나리(백석제), 석곡(선유도), 청사조(월명공원), 세뿔석위(어청도) 등 군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희귀식물이 도감에 수록됐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