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 것 같은 그곳!
당일생산․판매 원칙 지키며 4년째 사업 이어가
매일 발효시켜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4년째 수제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동시에,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실천하며 창업의 꿈을 이룬 파이팅 넘치는 한정연(37) 대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동글동글 밀가루 반죽을 각양각색 군침 돌게 만들어 파는 수제도넛 집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지곡동 소재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맞은편의 ‘문스도넛(MOON'S DONETS)’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착한가게다. 언뜻 보면 낯익은 비주얼로 인해 프랜차이즈 도넛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이스트를 발효시켜 만든 수제도넛이다.
‘문스도넛’은 프랜차이즈 도넛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담백한 맛으로 청소년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도록 한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내고 있다. 4시간 동안의 숙성과 3차 발효를 거친 후 동물성 유지를 넣지 않아 소화가 잘 돼 맛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매일 생각해요, 여기에 이걸 넣고 저걸 붙이고…, 32가지 이상의 빵을 직접 만들고 있다. 또 최근 빼빼로데이나 할로윈데이에는 이미지에 맞춰 색다르게 만들어 판매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모든 게 수작업이라 많이 만들 수 없어 딱 주문받은 개수만 만드는데 반응이 좋다”며 “도넛으로 만든 아이들 생일케이크에 이름을 새겨 넣는 등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디자인으로 인기가 좋다.
또 막대사탕처럼 꼬치에 꽂은 도넛은 유치원생 간식으로 최고다”면서 예쁜 모양의 도넛을 보여줬다.
“아침부터 반죽을 주무르고 늘려서 모양을 잡다보면 어느새 손가락 마디마디에 감각이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천직인것 같다. 빵과 함께 하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고 한 대표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송편과 만두를 곱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옛 어르신들의 입담처럼 솜씨 좋은 한 대표는 도넛처럼 귀여운 딸아이와 ‘문스도넛’의 상호명을 있게 한 남편 문병일(45)씨의 도움을 받으며 창업에 성공한 여사장이다.
매일 새벽 4시에 나와 밀가루 반죽을 해놓고 출근하는 자상한 남편의 수고로움을 바탕으로 한 대표는 숙련된 손놀림을 발휘해 발효된 반죽을 여러 모양으로 성형해 튀겨낸다.
32가지 종류의 형형색색 옷을 입은 빵들은 오전 9시 오밀조밀 진열장에 줄맞춰 놓여진다. 이곳은 월명동 컨츄리맨협동조합에서 공수해오는 신선한 원두로 뽑은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와 갓 나온 도넛 덕분에 아침 여유를 즐기러 나오는 주민들의 동네사랑방이기도 하다.
더불어 군산여상 학생들이 짧은 쉬는 시간에 도넛을 한 개씩 사먹고 후다닥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 대표는 학창시절 매점으로 뛰어가 정신없이 군것질하고 뛰었던 장면이 떠올라 웃음 짓곤 한다고 말했다.
아내밖에 모르는 바보 소리 듣는 게 행복하다는 남편은 본인이 요섹빵남이라며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아 만들어 먹던 빵 비법을 아내에게 전수하고 사업을 권유했다.
이른 새벽에 나와 밀가루 반죽을 하고 출근하는 게 가끔 벅찰 때도 있지만 하루 종일 서서 힘들게 일하는 아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나의 작은 사랑이다. 부부금실처럼 우리 도넛도 달콤하게 만든다”며 사랑꾼임을 표현했다.
‘문스도넛’은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목표로 남은 재고는 언제나 이웃과 함께 하고 있어 훈훈함을 전한다.
실제로 도넛을 푸드뱅크에 일주일에 2~3회 기부해 사회복지기관에 있는 이웃에게 전달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 근거리에 있는 소방서, 파출소, 의료원에 주말간식으로 도넛을 선물해 드리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19로 제일 피로감이 제일 누적됐을 보건소 직원들까지 챙기고 있어 한 대표의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다.
“큰 나눔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베풀고 있다. 맛있게 드셔주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의료원에서 청소하시는 60대 아주머니는 한번 맛보시고는 젊은 시절 20년 동안 미국생활하며 먹던 맛보다 더 좋다며 지금도 꾸준히 찾아온다”면서 “제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맛있다는 한 마디에 하루 힘들었던 피로가 사라지고 힘을 나게 한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4시간의 정성이 들어야 만들어지는 도넛은 박리다매를 위해 많은 양을 만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 아니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욕심 부리지 않고 언제나 이웃과 함께 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성실하고 소박하게 살며, 맛있는 도넛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곳을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도전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