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추진 중인 산북동 장전․해이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우리동네살리기형)이 3년째 접어들며 결실을 맺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사업 진행과정에서 중복투자와 하드웨어에 편중된 예산 사용 등의 문제로 시의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지난 23일 열린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의 도시재생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먼저 한안길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한 의원은 “지역 발전을 꾀하고 낡은 것을 새롭게 하는 등의 도시재생사업의 긍정적인 면은 이해하지만,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수반되는 사업임에도 무턱대고 공모해 선정되는 사업이 적지 않다”며 “시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 아닌 실질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경구 의원은 “장전․해이지구 도시재생사업 외에도 도시재생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편의와 보여주기식 사업이 적지 않다”며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상당수 도시재생사업이 계획대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주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진행돼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와 함께 엇박자로 진행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우민 의원은 “시가 도시재생사업을 포함한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에 선정된 이후 시의회에 사업방향과 예산 등을 보고하는 형식이어서 예산 마련의 문제와 중복투자 등의 우려가 있으며, 도시재생사업이 원도심 위주로 진행되는 관계로 공모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지역의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영자 의원은 “사실상 도시재생사업을 최일선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도새재생센터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도시재생사업 예산의 상당수가 사업비가 아닌 인건비로 지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사업은 말 그대로 해당지역의 주민과 생활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며 진행돼야 함에도, 새롭게 무엇인가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의 당초 취지와 어긋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동수 경건위원장은 “시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관리와 이용에 대한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에 집중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시행됐던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함께 향후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시의회의 지적에 대한 충분한 대안을 마련한 후에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지적을 종합하면, 시가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준비단계에서부터 소통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예산마련과 중복투자의 어려움을 겪게 되며,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진행이 아니라 보여주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도시재생센터의 과도한 인력 운영으로 예산의 상당액이 사업비가 아닌 인건비로 지출돼 사업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주민의견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됐지만, 아름답고 살기 좋은 마을 조성과 동시에 도시재생대학 운영, 주민역량강화사업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전․해이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지난 2017년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돼 2018년부터 2020년까지(3년) 총 사업비 63억원을 투입해 공공임대주택건설, 생활편익시설정비, 지속가능한 주민자생조직 육성에 지원하는 사업이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