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최근 짬뽕특화거리 일원에 마련한 ‘2020 온라인 군산짬뽕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밝혔지만, 짬뽕특화거리의 완성인 음식점 입주자들이 외면함에 따라 ‘짬뽕집 없는 짬뽕거리’ 축제로 마무리됐다.
당초 시는 짬뽕페스티벌을 군산시간여행축제와 연계해 동령길 일원(장미동)에 위치한 짬뽕특화거리에서 개최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온라인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700m에 달하는 짬뽕특화거리에서는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홍등과 곳곳에 설치된 특색 있는 포토존으로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했으며, 10여 개의 온라인 참여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주요 온라인 프로그램인 ‘군산짬뽕 UCC 공모전’은 지난달 15일까지 군산짬뽕과 짬뽕특화거리를 주제로 한 UCC영상 10개를 신청 받아 최우수작 등 6작품을 선정해 상금과 상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특히 사전신청을 통해 ‘군산해물짬뽕 밀키트’를 배송 받아 자신만의 레시피로 군산짬뽕을 요리해 SNS에 인증하며 집안에서 비대면으로 군산짬뽕을 즐길 수 있는 ‘100인의 짬뽕요리사’ 등 온라인 프로그램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군산갈래 챌린지 ▲짬뽕먹방의 달인 ▲거리 속 숨겨진 나의 한끼 ▲인생샷 인생짬뽕 ▲군산짬뽕거리 도장깨기 ▲군산짬뽕 컬러링북 등 다양한 SNS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군산사랑상품권 등을 증정하며 참여한 시민들이 다시 짬뽕특화거리에 방문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활력을 불어넣으며 2주간의 축제기간 동안 많은 시민이 방문하고 짬뽕특화거리 내 짬뽕업소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져 침체돼있는 원도심의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축제를 처음 시도했음에도 온·오프라인으로 많은 시민 또는 관광객이 참여해주며 짬뽕특화거리를 알리는 계기가 돼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짬뽕페스티벌이 지역의 대표 음식축제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반응은 시의 평가와는 사뭇 달랐다. 거리에 홍등을 달고, 포토존 등을 만들어 관심을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맛보고 싶은 짬뽕을 다양하게 만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가 추진 중인 짬뽕특화거리에는 기존 두세 곳의 중국음식점을 제외하고 추가로 입점한 곳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짬뽕특화거리 조성사업의 어두운 단면이다.
당초 시는 이곳 동령길 일원에 짬뽕특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각종 시설물 등과 함께 10여 곳의 중국음식점 입점을 통해 군산만의 특색을 담은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업 종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의 상황은 ‘짬뽕집 없는 짬뽕거리’로 남게 될 처지다.
이곳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치러진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래도 군산의 다양한 짬뽕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찾은 짬뽕특화거리에는 기존 짬뽕집 외에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짬뽕특화거리에 맞는 다양한 짬뽕 맛집이 빨리 유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