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비교적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던 양파가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군산에서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논 대체작물로 심은 양파가 추운 겨울을 지나, 오는 6월께면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호봉 한반도영농법인 대표는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는 옥구읍 양파단지의 양파를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그는 “이제 양파하면 전남 무안이 아닌, 군산 옥구읍의 친환경 양파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반도영농법인은 지난해 늦가을 군산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지역특산품 대체작물로 친환경 벼를 기르는 논에 양파단지를 조성했다. 기존에는 추수가 끝난 논에 흰찰쌀보리 등을 심었었지만, 정부의 수매물량 감소와 다른 지역에서 대규모 생산되고 있어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음에 따라 새로운 소득작물로 양파를 선택한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양파의 경우, 친환경 벼를 재배한 곳에 양파를 심어 재배함에 따라, 시장성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옥구읍 수산리와 어은리 일원 7.5ha에 친환경 3.5ha와 일반 4ha의 양파단지를 조성한 것이다.
이곳에서 오는 6월께 약 630톤(친환경 270‧일반 360)의 양파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친환경재배 양파는 전량이 (재)먹거리통합지원센터, 전라북도 농산물 유통사업단을 통해 군산과 수도권 학교급식으로 납품된다. 또 일반 재배된 양파는 공판장, 대형마트, 저온저장 후 유통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군산시와 한반도영농법인은 올해 처음 대규모 양파단지를 통한 생산을 시작으로 점차 일반재배 물량은 줄이고, 친환경재배를 통한 양파 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시와 한반도영농법인은 전체 재배면적을 2023년 15ha, 2024년 33ha로 늘릴 예정인 가운데, 친환경인증 면적을 2022년 7.5ha에서 2024년 15ha, 2026년 33ha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대규모 양파 재배단지의 시작은 시장성 등을 고려해 친환경과 일반으로 나눠 시작했지만, 경쟁력 있는 친환경 양파를 집중 생산해 지역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계획의 성공을 위한 과제도 있다. 우선 양파재배는 단기간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전문화된 인력의 안정적인 수급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모종 파종시기를 피해 전남 무안군 양파재배 인력을 조달하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 전문인력 확보가 안정적인 생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재배를 위해서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안정적인 판로 확보도 중요한 만큼 한반도영농법인과 유관기관의 파트너십이 요구되고 있다.
전호봉 한반도영농법인 대표는 “옥구읍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되는 양파는 다른 지역의 양파에 비해 보관성 등에서 우수하다”며 “친환경 양파의 경우 학교급식 등에 전량 사용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만큼, 지역농가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의와 협력을 통해 군산의 새로운 특산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동우 군산농기센터 먹거리정책과장은 “전국적으로 논 대체작물로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옥구읍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양파에 견줄 수 없을 것”이라며 “옥구읍 친환경 양파를 통해 농업 경쟁력 제고와 농가소득,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 음식의 대표적인 양념채소 중 하나인 양파는 수분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지만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C, 칼슘, 인, 철 등의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전남 무안과 고흥, 신안, 경남 창녕, 합천, 대구, 제주 등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지만, 연작으로 품질이 저하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곳도 적지 않아 옥구읍 친환경 양파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