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해외직구가 증가함에 따라, 군산항의 경쟁력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항에 ‘해상특송화물 통관장(이하 특송장)’ 신설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특송장 신설과 관련해 지자체 역량으로는 한계가 따르는 만큼, 군산시는 물론 전북도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강력한 요구를 통해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의회는 지난 8일 6월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 ‘군산항 전자상거래 특송장 설치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현재 군산항은 자동차 수출전진기지의 핵심축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 군산사무소가 철수했고, 주력화물 중 하나인 사료의 물동량 또한 감소하고 있다. 또 군산지역에서 가동 중인 3곳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우드펠릿 마저 대부분이 군산항이 아닌 광양항을 통해 입고되고 있어 하역사를 비롯한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군산항 전자상거래 특송장 설치 촉구’ 대정부 건의안 대표 발의자로 나선 나기학 의원(군산1)은 “군산항에 특송장이 설치되면 물류비를 줄일 수 있고, 배송기간까지 단축할 수 있어 수도권 이남지역 해외직구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산항에 특송장이 신설되면, 중국 특송화물이 증가해 어려움에 처한 군산지역의 고용창출과 군산항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관세청이 군산의 경제상황 개선은 물론 소비자의 권익을 생각한다면, 군산항에 특송장 신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송장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특송화물을 처리하는 통관시설을 지칭하는 것으로, 현재 군산항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군산항으로 들어온 특송화물은 인천항 또는 평택항 특송장으로 다시 운송돼, 수입통관 절차를 밟게 된다. 그만큼 배송기간은 길어지고 물류사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군산항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제 전자상거래 수입화물은 2018년 3,200만건에서 2020년 6,400만건으로 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군산항 특송화물 반입량도 2018년 6,000건에서 2020년 99만5,000건으로 연평균 1,188%가 증가했다.
이처럼 보세운송․물류 등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에도 군산항으로 수입되는 특송화물 반입량이 증가하고 있어 지역선사 및 특송업체에서 특송장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군산항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 동부권 산둥성 위해·연태·청도 등과 최단거리에 위치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산~석도 간 주 6회 데일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특송장 신설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군산항 특송장을 신설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장소가 필요하지만 현재 무상으로 사용 가능한 시 소유의 부지나 창고가 없고, 시 예산으로 창고를 구매하는 건 국가사무라 법에 저촉돼 국가기관인 관세청에 예산이 투입돼야하는 상황이어서 군산항 특송장 신설을 위해서는 관세청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나기학 도의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군산항 특송장은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군산항 활성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관세청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일인 만큼 전북도, 군산시, 정치권이 모두 함께 군산항 특송장 신설을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