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가을장마로 피해 막심…재배면적 92.5%에 발생
유례없는 가을장마로 인해 군산 농촌지역에 벼 이삭도열병 피해가 상당함에 따라, 군산시농업단체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1일 오전 10시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가을장마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성 특이강우로, 이로 인해 발생된 벼 이삭도열병은 농민들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 전에 피해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절차를 신속하게 집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국회의원과 김경구․김영일․서동수․우종삼․이한세 등 농촌지역 시의원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군산을 비롯해 김제, 부안 등 전북 곡창지대에 내린 가을장마는 최근 30년 이래 유례없는 잦은 강우”라면서 “특히 1모작 벼의 출수시기인 지난 8월 14일 이후 25일 중 무려 20일간 내린 비는 도열병균의 증식에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서 전북농업기술원은 벼 이삭도열병 사전방제를 당부했지만 이틀에 한 번씩 내리는 비로 방제시기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방제 후 최소 24시간이 경과해야 약효가 있는데 계속 내리는 비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군산지역 벼 이삭도열병 발생현황은 1만1,390ha의 벼 재배면적 중 10% 이상이 5,535ha에 달하고 있다. 이는 벼 전체 면적의 48.6%에 해당하는 셈이다. 또 6% 이상 발생한 면적은 전체의 92.5%에 이른다.
벼는 감염에 대한 피해와 보상능력이 달라 잎 도열병의 경우 새로운 잎이 나와 피해로부터 보상될 수 있지만 이삭 도열병은 새로운 조직이 재생되지 않고 미질저하와 수량감소로 직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민들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이들은 “농식품부는 지난달 16일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이삭도열병과 깨씨무늬병은 재해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다”면서 “하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수회를 방제하면서 전용약제가 품절됐으며, 2모작 병 발생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농식품부는 수확 전 피해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절차를 신속하게 집행하고, 군산 등 피해지역을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해 행정, 재정, 금융, 세제 등 특별지원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또한 “지난 2014년 전남의 영암, 나주, 고흥지역의 출수기 강우로 농업재해가인정돼 생계지원비 등 복구비지원명목으로 지원을 한 사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는 현실에서 도열병균의 생리형의 변화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으로 항공방제(드론)가 빠른 속도로 늘어감에 따라 약제의 적정사용량 등 방제효과에 대한 연구와 대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열병은 벼의 생육 전 기간에 걸쳐 발병해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병해로, 보통 잎에 검은빛을 띤 갈색의 불규칙한 반점이 생겨 퍼지고, 마침내 잎 전체가 갈색이 돼 마르게 된다. 또 발병 시기와 발병 부위에 따라 모도열병·잎도열병·마디도열병·이삭목도열병·가지도열병·볍씨도열병 등으로 구분한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