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홀몸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고립감이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는 가운데, 흥남동이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반려식물(콩나물) 키우기 사업’을 진행해 관심을 받고 있다.
‘반려식물(콩나물) 키우기 사업’은 홀몸 어르신 자아존중감 향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르신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내가 원하고 나를 위한’ 작은 공간을 제공하고, 어르신이 직접 콩나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신경세포 활성화로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65세 이상 저소득 홀몸 어르신 135세대에게 콩나물 키우기 키트를 제공한 결과,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 등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반려식물을 한 달 동안 키운 홀몸 어르신 108명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어르신들의 79%(88명)가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향후 재참여 의사도 69%로 높게 나타난 것.
이처럼 홀몸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본 이번 사업은 흥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진숙자․최정희) 위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협의체 위원들은 높은 비용과 시간적 투자가 요구되는 반려동물과 달리 식물은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고, 공기정화, 스트레스 해소, 정서적 안정과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반려식물 키우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협의체 위원과 통장, 생활지원사 등은 함께하는 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센터장 이주의)의 노인맞춤돌봄 대상자들을 포함한 홀몸 어르신들 댁을 직접 방문해 콩나물 재배 키트와 쥐눈이콩 250g을 전달하며 재배 방법을 알려드렸고, 어르신들은 지난 9월 한 달 간 콩나물을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다.
반려식물 키우기에 참여한 김 모 어르신은 “콩나물은 어릴 때 키워보고 30년 만에 다시 키워봤다”면서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고, 다 자란 콩나물로 김치 콩나물국을 끓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전했다.
박 모 어르신은 “처음에는 무언가를 키운다는 게 굉장히 귀찮은 일로 느껴졌지만, 콩에서 싹이 트고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면서 “나중에 배부해준 검정콩 말고 노란 콩도 구매해 다시 콩나물을 키워봐야겠다”며 미소 지었다.
최정희 흥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반려식물 키우기가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반려식물이 우울증 해소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 만큼 흥남동 특화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숙자 흥남동장은 “반려 콩나물 키우기로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우울감 해소되는 데 큰 도움이 돼 다행스럽다”면서 “흥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흥남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홀몸 어르신 반려식물(콩나물) 키우기가 홀몸 어르신들의 우울증에 도움이 됐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내년에도 반려식물 키우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