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발표
민주당,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군산시, 할인율은 낮추고 발행 규모 유지하는 방법 등 모색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어려운 지역경제의 마중물이자 버팀목 역할을 하던 군산사랑상품권 발행이 차질을 빚게 되면 저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지역화폐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한 소상공인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지난 30일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조522억원이던 지역화폐 예산을 올해 6,050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한 푼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예산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자체 살림이 탄탄한 서울과 경기도 등을 제외하면, 군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자체의 상품권 발행이 축소되거나 할인율인 인하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은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2018년 2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되면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및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경제상황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해당 공장 근로자는 물론 관내 자영업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휴·폐업 신고가 급격히 증가했고, 당시 일자리를 잃은 시민 수가 1만여 명에 달했으며, 이 같은 어려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며 군산시가 지난 2018년 군산사랑상품권 발행을 시작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 많은 도움을 주며 희망을 전하고 있었다.
발행액만 놓고 보면 군산사랑상품권은 인구 대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18년 910억을 시작으로 2019년 4,000억, 2020년 5,000억, 2021년 4,700억, 올해 3,720억을 발행할 계획이다.
그간 국비 1,046억을 지원받아 1조8,330억을 발행했지만,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 군산사랑상품권 발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민주당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에 한줄기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는 정부 예산이 막히더라도 군산사랑상품권은 발행한다는 계획으로 ▲현행 10%의 할인율은 낮추고 발행 규모(올해 3,720억)를 유지하는 방법 ▲할인율 유지하고 발행액을 줄이는 방법 ▲시비로 정부 예산을 보전해 올해 수준으로 발행하는 방법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시의 계획대로 올해 수준으로 군산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260억원 가량의 자체 예산에다.
추가로 15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해 자칫 신규사업이나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복지 관련사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제249회 군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군산사랑상품권 예산 국비 지원 건의안’을 제안한 윤신애 의원은 “지역자금 역외유출 방지와 소비촉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군산사랑상품권의 안정적인 발행을 위해 정부의 예산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가 서민 경제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