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푸들집단학대 사건’ 2차 공판서 ‘징역 3년’ 구형
사이코패스적인 반려동물학대…엄격한 처벌·제도 마련 돼야
군산에서 푸들 등 반려견 수십 마리를 입양해 무참히 도살하는 등 동물학대범의 반사회적인 범죄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걸맞은 강력한 처벌과 함께 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최근 추세에 따라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전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는 동물계의 사이코패스 유영철이라는 프레임을 달고 있는 ‘군산 푸들 집단학대 사건’의 가해자A씨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동물학대범A씨는 동물학대에 대한 법정최고형인 징역 3년을 검사에게 구형받고 법정을 나왔다.
문제는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유희거리로 즐기는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동물학대범들에게 선처를 베풀고 면죄부를 쥐어주는 등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법원의 판결이다. 다음 1심 선고기일은 3월 16일로 재판부의 형량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현황’에 따르면 동물학대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11년간 구속된 인원은 5명에 불과, 경찰에 붙잡힌 동물보호법 위반 피의자는 절반도 안 되는 인원이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최근 들어 한 애견 카페에서 업주가 반려견을 짓밟고 던지는 등의 학대행위가 일어났는데도 ‘등록취소’는 커녕 ‘영업정지’ 달랑 1개월,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엄격한 제도 또한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다행히도 그동안 반려동물이 학대를 받거나 죽임을 당해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돼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았지만,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제98조 개정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동물의 생명권에 대해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 혐오 정서와 점점 늘고 있는 동물 학대 범죄에 경종을 울릴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여론이다.
이날 2차 공판 후 푸들 전 보호자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 회원 등은 법정을 당당히(?) 걸어 나오는 동물학대범A씨를 붙잡고 비참하게 죽은 동물들을 대신해 격양된 목소리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푸들 전 보호자는 “‘사랑으로 돌보겠다’는 말을 믿고 보냈는데 모든게 거짓이었다”며 “번듯한 공기업에 다니며 두 아이를 둔 40대 평범한 가장이 극악무도한 연쇄 도살자 일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고통 속에 죽어갔을 푸들의 죽음에 울분을 토했다.
이런 이유로 이날 군산지원 정문 앞에서는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군산지부 회원 등 30여명이 모여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엄격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며 ‘동물학대 근절’, ‘동물학대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동물보호법 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군산지부 회원들은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신상공개도 하고 합당한 처벌도 받아야 한다”며 “사이코패스적인 동물 잔혹 범죄가 사람을 향한 강력범죄로 연결되는 일이 없도록 사법부도 동물 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법적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산 푸들 집단학대 사건’은 지난 2021년 40대 남자가 전국에서 여러 마리의 푸들을 입양해 물․불고문과 망치학대 등 잔혹하게 고문한 뒤 도살해 아파트 앞 화단에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다.<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