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스연합회, 17년째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이주여성 150여명, 당당한 한국인․도민으로 거듭
“자라온 나라도 문화도 다르지만, 언제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살길 바랍니다. 당당한 한국인, 전북도민으로서 의무와 자유를 누리세요.”
지난달 20일 열린 제17회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주례자인 정회용 총재는 8쌍의 다문화가정 부부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날 결혼식은 국제라이온스협회 356-C(전북)지구 군산지역연합회(지역부총재 박상배)가 주최하고, 국제라이온스협회 356-C(전북)지구(총재 정회용) 주관으로 열렸다.
러시아 이주여성과 화촉을 밝힌 신랑 양정욱 씨는 “형편이 어렵다는 핑계로 결혼식도 못 올리고 살면서 아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오늘 결혼식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양씨의 부인 알리나 씨는 “이제야 진짜 한국인, 진짜 아내가 된 기분”이라며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엄마로 당당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중국 이주여성 장핑 씨는 “그동안 아이들이 엄마아빠는 왜 결혼사진이 없냐고 물을 때마다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 예쁜 사진을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결혼식을 마련해 주신 주최 측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필리핀 이주여성 정 마리아로슬리 씨는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 이번 결혼식을 제일 좋아했다. 와보지 못해 아쉬워도 사진을 보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친정가족 곁을 떠나 늘 외로웠는데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이 든다”고 울먹였다.
2007년부터 시작된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지내 온 다문화가정 부부 10쌍을 선정해 당당한 한국인, 전북도민으로의 정착을 도왔다.
그동안 150여명의 이주여성들은 이 결혼식을 통해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고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합동결혼식은 국제라이온스협회 356-C(전북)지구 군산지역연합회 ▲군산(회장 최원일) ▲군산금강(회장 김광민) ▲옥구(회장 전락배) ▲군산월명(회장 김민재) ▲군산중앙(회장 김재주) ▲군산서해(회장 박융수) ▲군산제일(회장 강용구) ▲군산여성(회장 김진희) ▲동군산(회장 채갑병) 등 9개 클럽이 참여했다.
또한 군산시와 한원컨벤션(대표 한창범), 웨딩아이(대표 강경숙), (유)스마일컴퍼니(대표 노동인), 사진동호회 라소그라피(회장 임민석) 등이 후원했다. <신세희 기자>
박상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C지구 군산지역 45대 부총재
“낮은 자세로 우리는 봉사한다”
“다문화가정은 우리 이웃임에도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이 보다 안락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 가겠습니다.”
제17회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에서 만난 박상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C지구 군산지역 45대 부총재의 다짐이다.
박 부총재는 “갈수록 다문화가정의 비율이 높아짐에도 이웃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매우 아쉽다”며 “라이온스연합회가 다문화가정의 따뜻한 친정이 돼주고 싶다”고 말했다.
9년 전 지인의 권유로 군산제일클럽에 가입하게 된 박 부총재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소외계층의 사각지대를 마주하고 라이온스 회원으로서 책임이 막중함을 느끼게 됐다.
그는 또 지역 예술인들을 후원하고 지역 예술문화 발전을 위해 (사)새만금메세나협회 회장과 전문건설 군산시협의회 회장을 겸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에 지난해 6월 군산지역연합회 45대 부총재로 취임한 이후 300여 회원들과 함께 다문화가족 무료 합동결혼식, 경로식당 배식, 노숙 어르신들을 위한 명절 차례상 차리기, 해양 쓰레기 수거, 마스크 지원, 열악한 요양시설에 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박 부총재는 “봉사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할 때 효과가 커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잠시나마 소외된 이웃들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라이온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