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정신’을 ‘시민 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추진…답보상태
야구의 거리 인근에 조성되는 게 바람직…마땅한 부지 찾지 못해
군산상업고등학교(현 군산상일고) 야구부의 ‘역전 정신’을 시민 정신으로 승화시켜 경쟁력 있는 군산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이 펼쳐보지도 못한 채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당초 군산시는 군산상고의 전설적인 역전승을 기념하는 50주년 행사와 더불어 군산야구사 기념관 건립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군산 야구의 역사를 기리는 콘텐츠를 수집·전시함으로써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군산 야구의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곳에는 사진과 우승 트로피, 기증품 등의 야구 역사 콘텐츠는 물론, 야구 등 스포츠VR 체험 공간과 기타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민선 7기인 2018년부터 추진됐지만, 도시재생사업과도 연계가 어려워지면서 2024년 완공은 물론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사업의 명칭도 ‘군산야구사 박물관 건립사업’이었지만 ‘군산야구사 기념관 건립사업’으로 변경되는 등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부지 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 선정과 관련해 군산 야구의 역사와 희망을 담는다는 의미를 담아 많은 시민과 관광객 등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 등을 고려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인근에 조성하는 안과, 군산상일고 인근 야구의 거리에 조성하자는 안이 제시됐지만 답보상태다.
이런 와중에 최근 한국프로야구 원년 멤버이자 야구 스타인 ‘홈런왕’ 김봉연과 ‘타점왕’ 김성한, ‘도루왕’ 김일권 등 3명의 전설이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유니폼과 야구 배트 등 소장하고 있던 야구용품을 전북도체육회에 전달했다.
더욱이 이들은 전북체육역사기념관이 조성되면 KBO에서 위탁·보관하고 있는 자신들의 체육 유물들을 전북으로 가지고 오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들은 프로야구가 태동한 1980년대부터 기아타이거즈 전신인 해태타이거즈에서 맹활약하며, 그야말로 ‘호랑이의 힘’을 보여준 야구 스타들이자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현 군산상일고) 출신들이다.
이처럼 한국프로야구의 역사로 인정받고 있는 군산상고 출신 선수들이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에 자신들의 기념품 등을 기증하거나 기증을 약속함에 따라, 추후 군산야구사 기념관이 건립되더라도 빈 껍데기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사업이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 뚜렷하게 진척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군산상일고 총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역전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군산야구사 기념관 건립은 야구의 거리에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건립이 확정되면 군산상고 출신 야구 선수들의 기증품은 이곳으로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