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중·고 총동창회(회장 강임준․군산시장)와 군산중·고 개교 100주년기념사업회(회장 강현욱․전 전북도지사)가 나라를 잃고 암울했던 민족의 수난기인 1923년 개교해 어느덧 10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사와 장학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100년의 역사로 미래를 향하여’란 슬로건을 걸고, 오는 21일과 22일 이틀간 군산월명종합경기장과 모교 교정에서 동문 선·후배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성대하게 열린다.
특히 이번 행사는 단순히 군산중·고 동문만의 행사가 아닌, 군산시민이라는 자긍심과 군산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시민과 함께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시민음악회를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군산중·고 출신의 탤런트 김성환(42회)을 비롯해 인기가수 장윤정과 김용임 등이 축하 가수로 무대를 장식하며, 시민 1만여명도 초청할 예정이다.
군산고는 1923년 3월 29일 일본인 교육기관이었던 5년제 군산중학교(도내 최초 일반중학교)를 모태로 출발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1951년 교육법 개정에 따라 분리되면서 ‘군산고등학교’가 탄생했다. 이런 역사성 때문에 두 학교는 졸업생을 상호 동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군산고는 당시에는 극소수의 한국인 학생만 입학이 허가되는 등 민족사의 아픔을 안고 출발했지만, 해방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이끌 동량을 꾸준하게 배출해 군산은 물론 전국적인 명문으로 입지를 굳혀 오고 있다.
군산고는 근현대사의 시련 속에서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인물의 산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김판술 전 보건사회부 장관(2회), 김봉욱 전 국회의원(22회), 강근호 전 군산시장(25회),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25회), 강철선 전 국회의원(26회), 최동섭 전 건설부장관(27회), 강현욱 전 전북도지사(29회), 이해구 전 국회의원(29회), 문동신 전 군산시장(30회), 강금식 전 국회의원(33회),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37회), 강임준 군산시장(45회),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52회), 윤인식 군산도시가스 대표(53회) 등은 군산고 출신이 아니더라도 군산시민이면 익히 잘 알 수 있는 인물이다.
가슴 아프지만 자랑스런 역사도 있다. 한국전쟁 때에는 전국 고교에서 가장 많은 전사자를 낸 군산고(전국 학도병 전사자 1,976명 중 97명)의 학도병들은 꽃다운 청춘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산화했다. 이 같은 나라 사랑의 전통을 배우고 자란 학생들 가운데는 육군과 해군, 공군 등의 장군 20명이 배출됐으며, 그중에는 공군참모총장(김은기․43회)도 있었다.
국회의원과 환경부 장관, 전북도지사를 지낸 강현욱 군산중·고 개교 100주년기념사업회장은 “군중·고 100년의 역사는 동문들의 것만이 아닌 군산시민 모두의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시민과 동문이 함께하는 군산중·고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는 군산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알리고, 지역 사랑과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군산 발전의 염원이 담긴 미래의 모습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