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웃어야 가족이 웃고, 아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평안하더군요. 예전엔 내 행복과 쾌락을 위해 살았는데, 아내의 행복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고 아내가 좋아하는 화초를 매일 보면서 행복해지라고 화원을 꾸몄습니다.”
아내를 위해 집 앞마당에 손수 화원을 꾸민 문석동(산북동·50) 씨.
법정 기념일이 된 부부의 날인 21일. 동네에서 금실 좋기로 소문난 문석동·박경자(48) 부부를 만났다.
남편 문 씨가 아내 박 씨를 처음 만난 건 25년 전.
만남 첫날에 큐피트 화살을 맞은 두 사람은 그날부터 동거를 시작해 지금껏 한 이불을 덮고 지낸다. 하지만 영화 같은 만남은 결코 달콤하지 못했다.
“23살의 수줍은 처녀가 중년아줌마가 되면서 겪은 일은 장편 소설 대여섯 권은 족히 될 거”라며 박 씨는 먼 하늘을 바라봤다.
호탕하고 리더십이 강한 문 씨는 친구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할 것 없이 남녀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했다.
아내 보다는 친구를 먼저 챙기다 보니 가정에는 소홀 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과 만나서는 술을 마시는 게 낙이요, 틈만 나면 화투장을 들고 날새기 일쑤였으며, 모처럼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력을 일삼는 게 취미였다. 그러니 아내 박 씨의 눈에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그랬던 문 씨가 어느 날 변했다.
5년 전인 2002년부터 피우던 담배도 끊고 술도 끊었다. 자연 친구들과도 멀어졌다. 하지만 문 씨가 아내를 소중히 여기자 주변 친구들도 문 씨의 아내를 귀히 여기기 시작했다.
5년 간 전국 각지를 돌면서 풍구나 재봉틀 같은 골동품들과 100여개의 항아리를 모으고, 들로 산으로 다니며 화초들을 캐어와 정성껏 옮겨 심은 화원이 비로소 지난해 완성된 것이다. 이곳에 문 씨의 사랑이 활짝 피어 있다. 투박하지만 세세하게 마음을 쓴 남편의 사랑이 곳곳에 역력하다.
남편이 손수 만들어준 야외 테이블에 앉아 꽃들을 보면서 동네 주민들과 차도 마시고 수다를 떨며 지내는 박경자(48) 씨는 요즘 남부러울 것이 없다. 신혼 때 보다 더 다정한 남편의 사랑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떠 문을 열면 남편이 정성스레 가꾼 정원이 한 눈에 들어와 매일 아침 행복을 선물 받는 기분이란다.
또 외출했다 돌아와서도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바로 이 ‘사랑의 화원’이다.
“고생만 시켰던 게 미안해요. 앞으로는 돈도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 주고 싶은 게 제 소원입니다.” 성실해진 남편의 말에 아내 박 씨는 지금처럼만 해주면 된다며 미소를 건냈다.
박 씨는 “힘든 시기를 참고 견뎠더니 좋은 날도 보게 됐다”면서 “그동안 속 썩이는 남편 대신 든든한 의지가 되어주셨던 시어머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는 거 외에 더 바랄게 없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행복의 화초들을 심고,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며 잘 가꾸어 나갈 때 행복의 동산에 아름답고 탐스런 꽃과 열매가 맺히는 법이죠. 가정도 똑같아요.”
문 씨가 화원을 가꾸면서 깨달은 게 있다. 가족의 행복은 자신이 일구어 나가는 마음의 동산이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