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동 고가도로 주변 일대는 인력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사설 인력업체들이 20여개나 밀집돼 있어 주민과 인부들 사이에서 군산 최대 ‘인력시장’으로 통하고 있다.
눈바람이 휘날리던 지난 22일 새벽 6시 D인력사무소. 누군가가 새벽어둠을 깨는 모닥불을 지피자 어디에선가 하얀 입김을 내품으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10~20명이 몰려들었다. 인력시장의 짧은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매서운 찬 바람 속에서도 이들의 단연 화두는 일거리. 요즘같이 일거리가 없는 날에는 80%이상이 허탕만 치고 돌아간단다. 그러다보니 구인자들로부터 선택받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어떤 이들은 오랜 기다림에 지친 듯 연신 담배만 품어 댄다.
<오전 8시가 넘어도 자리를 뜨지 않은 일용직 근로자들>
오전 6시 20분에서 오전 7시 30분 사이. 이따금 구인차량이 올 때마다 적막한 분위기를 깨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어수선한 진풍경이 연출되지만 선택받은 인부는 겨우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차량에 올라타는 순간 남아 있는 근로자들의 입가에는 한숨이 절로 새어 나온다.
이곳을 찾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4~50명 정도. 일거리를 찾아 가는 사람은 10명안밖에 불과하다. 주변의 인력사무소 중에는 칼바람 부는 현재의 인력시장을 증명한 듯 아예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있다.
자영업을 하다 8년 전부터 이 일을 해왔다던 엄모(68)씨는 “갈수록 일거리가 줄어들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아들마저 몸이 좋지 않아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쓰린 속마음을 내비쳤다.
막노동이 4년째인 장모(70)씨는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근심도 가득하다.
“먹고 살기는 막막한데 나이도 많아 사람들이 같이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씨의 고민이다. 그는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건 이것(막노동)밖에 없는데 일주일에 한번 일하기도 힘드니 정말 죽을 맛이다”고 한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는 박모(21)씨는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어 그나마 용돈벌이라도 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지만 허탕 치기 일쑤”라며 “10번 정도 나와서 겨우 2번 일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나온 지 보름이 갓 지난 강석태(65)씨는 아예 마음을 비웠다. 그는 “수십 년에서 수 년 동안 막노동을 해온 사람들도 일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나라고 별수 있냐”며 “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는 것도 감지덕지”라고 했다.
이렇게 선택받지 못한 인부들은 오전 8시정도가 지나서야 ‘오늘도 허탕 쳤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뿔뿌리 흩어진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일부 근로자들은 끝내 오전 10시까지 서성거림을 반복하다 비로소 자리를 뜬다.
D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일거리가 없는 것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며 “차라리 눈이라도 많이 내리면 눈 치우는 일거리라도 생기지만 요즘 인력시장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매우 싸늘하기만 하다”고 설명했다.















